▲제45대 미국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 통계BBC의 실시간 여론조사 통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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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번에도 '샤이 트럼프'들이 판을 뒤집을 것인가. 2016년 대선 당시에는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트럼프 지지자들을 당당하지 못하게 만들었지만, 2020년 현재 그들은 굳이 숨을 이유가 없다. 2018년 미국 중간 선거 이전 언론에서는 이번 선거에도 '샤이 트럼프'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선거는 여론조사와 별반 다르지 않게 마무리되었다. '샤이 트럼프'들이 더는 '샤이(Shy)' 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2018년과 같은 추세라면, 이번 대선에서 '샤이 트럼프'의 영향력은 크지 않으리라고 예측된다.
트럼프는 현재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라고 지속해서 비방하며 그를 견제하고 있다. 바이든에 대한 트럼프의 비방 속에서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당시 힐러리와 민주당은 연예계 인사와 우호적인 언론을 이용해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했다. 그러나 힐러리의 선택은 트럼프의 지지층이 '샤이 트럼프'가 되는 것에 기여했을 뿐 실질적인 민심을 얻는 것에는 실패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당시 미국인의 반수 이상이 언론이 힐러리 편향적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힐러리 측은 다수의 예상과는 달리, 낙마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과한 비방이 힐러리 측에 대한 반감을 품게 만든 것이다.
물론, 고령으로 인한 노쇠함은 숨길 수 없지만, 바이든의 상태가 트럼프의 주장처럼 나쁘지 않다. 바이든의 노쇠함이 트럼프를 비롯한 정적들에게 과대 포장되면서, 유권자들은 바이든에 대한 기대치가 하락하게 되었다. 그러나 바이든이 민주당 전당 대회 연설, CNN 타운홀 등의 행사에서 여전히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타파하고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면서 트럼프의 비방은 되려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2016년과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볼 수 있다.
2016년 힐러리의 또 다른 실수 중 하나는 당연히 민주당이 승리한다고 생각되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 등 '민주당의 텃밭'에서 패배하고, 오하이오와 같은 경합주들에서도 패배했다는 것이다. 이미 '잡힌 표'라고 보이는 지역들에는 집중하지 않은 안일함이 결국 지지자들의 이탈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