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바이든의 당선, 과학계를 살리다

등록 2020.11.09 14:02수정 2020.11.0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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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은 과학자들의 말을 들어 도시 봉쇄를 펼치고 싶어 한다. 내가 만약 과학자들의 말을 들었더라면, 우리는 지금 엄청난 우울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 트럼프 대통령, 10월 18일(현지시간) 네바다 유세 중

"우리는 공포를 넘어 희망을 선택할 것이고, 허구를 넘어 과학을 선택할 것이다."
- 조 바이든 당선인, 10월 23일(현지시간), 미 대선 마지막 토론에서


미국 조 바이든 후보가 지난 7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에서 승리하면서 선거인단 274명을 확보해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선 결과에 과학계는 환호하는 분위기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서 과학자들이 한숨 돌렸다"고 밝혔으며,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지난 10월 1일(현지시간) 바이든 후보자를 지지함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이는 창간 이래 175년간 정치적 성명을 내지 않았던 역사를 깬 것이다.

과학계가 트럼프 대통령에 등을 돌리고 바이든 당선인의 손을 들어주게 된 것은 지난 4년간 트럼프 행정부가 과학기술을 등한시하는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기간 계속해서 행정권 행사를 통해 과학기술을 탄압해왔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대한 자금 압박, 기후정책에 밀접하게 연관된 환경규제 폐기 등이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WHO와 국제 파리기후협약 탈퇴가 있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운동 때부터 과학과 손을 잡는 길을 택했다. 선거 기간 내내 과학 친화적 정책을 강조했고, 과학자들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드러냈다.


과연 '바이든 시대'의 과학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코로나19 대응

트럼프 대통령의 비과학적 정책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대유행 앞에서 한계가 드러났다. 그는 코로나19가 "가벼운 독감"이라는 트윗부터 "사람 몸에 자외선을 쪼이거나, 소독약을 인체의 폐 속으로 주입해 세척하는 방법은 어떠한가"라는 발언까지, 셀 수 없는 비과학적 발언을 트위터에 게시해 왔다. 뿐만 아니라 미 질병관리본부를 검열하고 코로나19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바꾸며 코로나의 위험성을 축소하는 데 집중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책은 주로 백신 개발에 속도를 가하겠다는 이른바 '백신 정치'였다. 그에 비해 감염병을 대처하는 방식은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을 정도로 소극적이었다. 이는 '코로나19에 걸려도 백신이 있으니 괜찮다'라는 것을 주된 근거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국은 9일(현지시각) 1024만 9480명 확진자, 24만 3589명 사망자를 기록하게 되었다.

바이든 당선인 역시 백신 개발에 250억 달러를 투자하고 이를 모든 미국인에게 무료로 배포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FDA 백신 승인에 대한 정보를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백신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바이든 당선인이 감염병 대처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7가지 구체적 방안이 올라와 있다.

공약의 내용은 드라이브스루 검사 2배 증축, 전염병 검사 위원회 건립, 감염자 동선 추적,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이다.

이미 수많은 사례에서 범국가적 감염병 대처가 코로나19의 확산에 밀접한 영향을 끼침이 드러났다. 따라서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비해 코로나19 방역에 비교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재생에너지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지구 온난화에 대해 '가짜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온실가스 감축이 불공정하게 이루어진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95개국이 참가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공식적으로 UN에 통보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였다면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빠짐으로써 세계 온실가스 감축 운동에 큰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는 '셰일 혁명'을 주축으로 석유, 가스등 화석 에너지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기에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었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당선이 유력해진 11월 5일(현지시간). 77일 안에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트위터에 발표하였다.

바이든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 설정되었다. 또한, 이를 위하여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인프라 정책에 2조 달러의 투자를 하겠다고 공약하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핵심 방안으로 광범위한 태양광발전소, 풍력발전소 설치를 통해 2035년까지 전력 분야에서 탄소 배출 제로 달성, 전기차 산업 투자 확대 등을 제시하였다. 바이든 당선인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미국이 글로벌 기후변화 문제에서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협력 연구 강화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 정책을 통해서도 과학계에 타격을 입혔다. 교육, 과학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J-1 교환연수 비자, H-1B 전문직 취업비자의 신규 발급을 전면 중단하거나 축소해서 발급했다.

그 결과, 미국에 머물던 연구자들은 연구를 중단하고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실리콘밸리는 인력난에 시달리게 되었고, 과학계에서는 국제 협력 빈도가 현저히 줄게 되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전면 폐기함과 동시에 합법 이민 확대, 이민 시스템 현대화 등 이민 개혁 단행을 예고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바이든 당선인은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에게 더 쉬운 영구 체류와 과학자들을 위한 비자의 수를 늘리겠다고 제안하였다.

바이든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국 박사과정 외국인 졸업생들을 적극적으로 이민시키지 않는 것은 미국 자신의 경제 경쟁력을 해치는 행위라고 설명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민정책은 트럼프 집권 기간 냉각되었던 과학계의 국제 협력 빈도를 다시 활발하게 돌려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도널드 트럼프 #코로나19 #과학 #신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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