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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속 마스크 쓰고 노동자대회 "전태일 3법 통과에 총력"

[현장] 14일 전국노동자대회·민중대회 동시 개최, 집회 주변 철제 펜스 둘러싸

등록 2020.11.14 16:29수정 2020.11.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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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신상호
 
14일 오후 민주노총의 전국 노동자대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공원 분위기는 평소와 사뭇 달랐다. 공원 주변에는 무장 경찰들이 분주하게 움직였고, 집회가 열리는 여의도 버스정류장 인근 200m 구간은 철제 펜스와 경찰들이 삼엄하게 둘러쌌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 확산 우려로 집회 자제를 촉구했지만, 민주노총은 예정대로 집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여의도를 비롯해 서울 25개 지역에서 가맹조직별로 산발 집회를 열었다. 여의도 집회 현장에서는 민주노총과 경찰 간 긴장감이 팽팽했다. "방역수칙 준수를 해달라, 채증을 실시한다"는 경찰 경고 방송도 이어졌다.

언론사 기자들도 집회 장소로 들어가기 위해 체온을 재고, 연락처를 적어야 했다. 몇몇 방송사 기자들은 생중계로 실시간 집회 상황을 전달했다. 집회 사회자는 "코로나19로 언론에서 유독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 인원은 방역수칙 1단계에 따라 100명으로 제한된 상황. 마스크와 페이스가드를 착용한 집회 참석자들은 2m 간격으로 배치된 간이 의자에 앉았다.

집회 도중 사회자가 참석 인원을 교대하는 등 방역 수칙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참석 조합원들이 착용한 검은색 마스크에는 '전태일, 노동개악'이란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있었다. 집회 현장에 들어오지 못한 노동자들은 펜스 옆 인도에서 집회를 지켜봤다. 이날 노동자대회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이어 "전태일 정신으로 노동개악 저지하자"는 구호로 시작됐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학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노동악법(직장점거 금지, 산별노조 연대 제한 등) 개악을 저지하고, 전태일 3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를 위한 총력전을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ILO 협약 이행을 빌미로 노동 악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노동자를 무장해제하고, 가진 자들의 탐욕을 채우겠다는 의도"라며 "노동 악법 통과를 막는 것이 승리"라고 밝혔다.

이어 "50년 전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헀던 전태일 열사의 외침이 지금 우리에갠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 3법을 쟁취하라는 투쟁의 함성"이라며 "국회 환노위와 본회의 3주 일정이 확정됐다. 비상한 시기인 만큼 비상한 각오로 임해주길 바란다. 남은 두달 집중 투쟁으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집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한명한명 자리에서 일어나, 손팻말을 높게 들었다. 이들이 든 손팻말에는 "공무원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라", "특수고용노동자 차별없는 세상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 "우리 기사들은 여전히 점심도 먹지 못하고 연장 근무도 인정받지 못하며 회사의 과한 업무지시에 시달리고 있다" 등 각계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적혀있었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 정도 이어진 노동자 집회는 민주노총가 제창과 함께 마무리됐고, 같은 장소에서 2020 전국 민중대회가 연이어 개최됐다. 노동자 대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퇴장한 뒤, 민중대회 참가자들이 입장하는 순서로 인원 교대가 이뤄졌다.

민중대회에는 민주노총을 비롯해,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연대 등 사회단체들이 참석했다. 이날 민중대회 역시 전국 13개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집회가 이뤄졌고, 집회 참석 인원도 100명 이하로 제한됐다.

여의도 민중대회에 참석한 사회단체들은 이 자리에서 민중요구안을 발표했다. 민중생존권을 보장하고, 코로나 19위기 민생예산을 확대하는 동시에 민주주의 악법을 폐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라는 요구안이었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5인 이하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특수고용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에 대한 반인권적 물대포 발사 책임자를 처벌하고, 농민 생존을 위한 농민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벌의 사내 유보금을 환수해 노동자 기금을 설치하고, 전국민고용보험을 실행해 사회 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실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중대회는 30여분만에 마무리됐다.


집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주최측과 경찰간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사회자는 "집회 이후 별다른 모임은 갖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민주노총 노동자대회가 열린 집회 현장 주변을 경찰들이 에워싸고 있다.
14일 서울 여의도 민주노총 노동자대회가 열린 집회 현장 주변을 경찰들이 에워싸고 있다.신상호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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