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다 간 워크숍, '친환경' 실천은 이렇게 했습니다

나와 이웃 지구의 치유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

등록 2020.11.16 15:30수정 2020.11.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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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로서 나와 이웃, 지구의 치유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은 참으로 반갑다. 여러 시민단체와 아이쿱 생협도 플라스틱 줄이기 챌린지에 동참한 적이 있다.


얼마 전 고등학생들이 대형 마트 앞에서 '소비자 기후행동'이라는 팻말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차를 타고 가다가 본 장면이라 길게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아직 어린 줄로만 알았던 학생들이 앞장서서 환경을 회복하기 위해 의식 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특하기도 했고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플라스틸 줄이기 챌린지-군산 아이쿱의 활동가
플라스틸 줄이기 챌린지-군산 아이쿱의 활동가황금련
  
군산 아이쿱 활동가들이 코로나로 인해 모든 캠페인과 활동을 못하고 거의 비대면으로 진행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마을모임과 소모임(동아리)의 활동이 줄어들고 자주 만나던 사람들끼리도 얼굴 보기가 힘들어졌다. 마음도 위축되고 스트레스를 풀 기회도 없었다. 

해마다 갔던 활동가 워크숍을 봄부터 계속 미루다가 상황이 좀 진정되는 듯했던 지난 12일에 조심스레 가까운 근교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항상 뭔가 알리고 움직이는 아이쿱이라 나는 워크숍에 가서 뭐하는지 궁금해서 이사장에게 물었다. 

"오늘 가서 무슨 캠페인 같은 거 하나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바람 쐬고 맛있는 것 먹고 힐링하고 오면 됩니다."
"소비자 기후행동 이런 이야기 들은 거 같은데..."


잠시 후 자리에서 일어 난 이사장이 종이 한 장을 나누어 주었다. 거기에는 '소비자 기후행동'이라고 적혀 있었다. 간단히 설명해 주고 자리에 앉고 참여 서약서를 작성하고 싶은 사람은 적고 나머지는 걷어서 앞으로 보내달라고 했다.  거기에는 <소비자로서 구하겠습니다>로 시작하는 9가지 멘트가 적혀 있었다.
 
 소비자 기후행동 서약서
소비자 기후행동 서약서황금련
 
사람과 지구를 위해 친환경 식생활을 1번째로, 태양광 2보다 확실한 방법은 채식!, 플라스틱을 줄이거나 대체한 상품은 소비로 칭찬하3~, 미세 플라스틱 발생을 줄이자 4소한 일도 다시 보기,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미래가 5는 날까지 그린 제품 우선 구매, 지구의 힐링을 위한 혁신기술 6성을 적극 응원, 월 1000원으로 행동 의지를 표현해 지구를 푸르게 7하기, 더 많은 소비자가 기후행동에 참여하도록 8 걷어붙이기, 우리는 소비자 기후행동의 주인공, 이렇게 하자9.

숫자를 넣어 이런 재미있는 문구를 누가 만들었는지 참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디어가 신선했다. 적극적으로 지구를 위한 환경이 자리 잡도록 노력하는 일이기에 나도 동참하기로 마음먹었다. 


과자 한 봉지 보다도 싼 1000원으로 이런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다면 주위에 알려 이왕이면 여럿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에게는 큰 금액의 기부보다도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소비자 기후행동'에 동참하는 일이 더 의미가 깊었다. 무엇보다도 플라스틱을 줄여 소비시장 변화에 앞장서겠다는 나의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오늘의 워크숍 장소인 내소사와 부안의 슬지 제빵소는 힐링 장소로 충분했다. 솔직히 그냥 밖으로 나와 사람들을 만나는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했다. 울긋불긋 단풍잎을 보고 마스크를 쓴 채로 사진을 찍었을 뿐인데도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점심을 먹었던 식당 사장님은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완벽하게 차려 주었다. 먹다가 너무 배가 불러 왜 이렇게 많이 시켰냐고 물었는데 사장님이 코로나 때문에 장사도 안되고 너무 힘들었는데 이렇게 단체로 와서 너무 반갑고 좋아서 서비스를 몇 개나 주는 거라고 했다. 그 말이 너무 슬프게 들렸다. '상인들이 제일 힘들겠구나' 싶기도 했다. 내년에는 코로나가 사라지고 울던 상인들도 웃고, 마스크도 안 쓰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우리는 커피 주문을 할 때 모두가 준비해 온 텀블러를 카페에 꺼내며 말했다.

"커피는 여기에 담아 주시겠어요?"

우리는 불편하더라도 지구 환경을 위해 소비자 기후행동에 동참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군산 아이쿱 생협의 활동가들이기 때문이다. 
 
가을 내소사의 단풍-활동가 워크숍
가을내소사의 단풍-활동가 워크숍황금련
#소비자 기후행동 #플라스틱 줄이기 #챌린지 #내소사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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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소박한 선생님으로, 엄마로, 딸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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