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들이 사참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며 국회에서 한뎃잠을 잔 뒤 4일 아침 모여있다. 왼쪽부터 지성이 아빠 문종택씨, 호성이 엄마 정부자씨, 순범이 엄마 최지영씨.
김성욱
"3년 전에 농성할 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두꺼운 옷이고 방한 양말이고 다 버렸는데… 또 이렇게 나와서 자고 있네요." ('순범이 엄마' 유가족 최지영씨)
"국민들이 더불어민주당에 180석(현재 174석)이나 줬는데… 피해자들이 더 이상 이런 거 안 해도 돼야 하는 거 아닙니까." ('호성이 엄마' 유가족 정부자씨)
세월호 가족들이 또다시 국회 앞에서 밤을 지샜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참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노숙 농성을 했던 지난 2017년 11월 23일 이후 3년만이다.
세월호 참사 2기 특조위 격인 사회적 참사위원회(사참위)를 출범시키자는 내용의 사참법은, 당시 가족들이 한뎃잠을 잔 이튿날인 2017년 11월 24일 국회를 통과했었다(관련기사:
세월호가족들 국회서 또 하룻밤 "마지막이길" http://omn.kr/oo21).
3년이 지난 지금, 이번 노숙 농성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은평갑)이 지난 11월 2일 발의한 사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다. 사참법 개정안은 ▲ 오는 12월 10일 활동이 종료되는 사참위의 활동기간 연장 ▲ 사참위의 조사 권한 강화 ▲ 세월호 관련 범죄의 공소시효 정지 등이 골자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박주민 의원과 세월호 가족 9명, 총 10명이 전날 밤부터 노숙에 들어갔다. 전날 밤은 영하 5도까지 떨어졌다.
4일 아침 국회 본청 현관 앞에서 만난 준형이 아빠 장훈씨는 <오마이뉴스>에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내내 사참위 활동이 큰 제약을 받았다"라며 "국정원이 세월호에 이례적으로 개입해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이제야 겨우 사참위 활동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사 기간이 꼭 연장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장씨는 또 "국회가 '사참법'을 통과시킨 후 3년간 전혀 사참위 활동에 관심이 없었다"라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사참위 관련 언급이 나온 적이 최근 말고는,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도 꼬집었다.
호성이 엄마 정부자씨는 "국회가 더 이상 실망 안 시켰으면 좋겠다. '이래서 안 된다, 저래서 안 된다'가 아니라, 제발 진심으로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