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에서 우연히 찾은 시골 빵집

지나는 길에 한 번쯤 들러도 좋을 곳

등록 2020.12.05 17:59수정 2020.12.0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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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시골빵집 오두막빵굼터에서 선보인 유기농 단팥빵과 옥수수스틱이다. ⓒ 조찬현

 
밥이 아닌 빵만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들은 밥보다 더 빵을 선호하는 듯하다. 나에게 그들과 같이 날마다 빵을 먹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그건 비극이 될 것이다.


위장이 실하지 못한 나로서는 빵이 그다지 식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빵 마니아들에게는 눈요기만으로도 즐겁고 행복감을 준다는 빵이지만 나에게 빵의 존재는 그냥 그런 것이다. 빵집에 진열된 수많은 형태의 빵들을 보면 간혹 먹고픈 유혹을 쉬 떨쳐내기가 아직도 어렵지만.

오랜만에 단팥빵을 정신없이 먹었다. 옥수수스틱도 서너 개 먹어 치웠다. 커피와 함께 먹는 빵맛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하기야 늦은 오후시간이어서 배가 출출하던 터라 그랬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길을 가다 우연히 찾은 고흥의 행복한 빵집을 소개한다.

난 빵보다 밥이지만, 왠지 놓칠 수 없는 이곳
 

지나는 길에 한번쯤 들려 봐도 좋을 고흥의 시골빵집 전경이다. ⓒ 조찬현

 
전남 고흥 땅이다. 우리가 탄 차량은 고흥에서 보성 가는 77번 지방도를 달리고 있다. 고흥 대산리 부근을 지날 즈음 오두막 빵굼터 간판이 시야에 들어온다. 빛바랜 나무에 쓰인 빵집 입간판 앞에서 차를 멈춰 섰다.

빵보다 밥이지만, 왠지 이곳에는 한번 들르고픈 마음이 강하게 든다. 단순히 단팥빵 정도만 좋아하는 나지만 그래도 빵집을 찾아다니는 건 나름 좋아한다.

시골마을이라 어쩌다 가끔씩 차량들이 한두 대 스쳐가는 한적한 곳이다. 이런 곳에 빵집이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길가 밖에다 주차를 해두고 안으로 들어서니 안쪽에 주차 공간이 있다. 참 조용한 느낌이 좋다.
 

코로나19 예방은 마스크 착용이 최선입니다. ⓒ 조찬현

 
빵집 주변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피었다. 여기저기 예쁜 꽃들도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꽃 이름이 쓰인 팻말이 보인다. 곳곳에 놓인 항아리와 꽃들의 조화가 참 아름답다. 정말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져 오는 빵집이다.


다양한 빵 중에서 골라온 것은 단팥빵과 옥수수스틱이다. 단팥빵 2개에 3500원, 옥수수스틱은 5천원이다. 빵이 많이 달지 않은 데다 빵 본연의 순수한 맛이라서 좋다.

이런 시골에서 어찌 이렇게 많은 빵을 다 팔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빵의 종류가 다양한 편이다. 여러 종류의 케이크와 양갱도 있다. 빵이 남달라 보여 주인아주머니에게 물었다. 먹으면 속이 편안한 유기농 빵이라고 한다.

"유기농 밀가루와 팥으로 만들어 먹으면 속이 편안해요. 서울 인천 등지에서 30여년 빵집을 했어요."
 

제빵실 안에서 이한호 대표가 포카치아 피자를 만들고 있다. ⓒ 조찬현

 
제빵실 안에서는 주인장(이한호)이 폭신폭신한 식감의 포카치아 피자를 만들고 있다. 피자에다 유난히 치즈를 많이 올린다. 수북하게 쌓아올린 치즈 때문일까, 불현듯 이 집의 피자를 꼭 한번 먹어봤으면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피자는 주문과 동시에 만들기 때문에 사전 예약을 해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커피와 빵을 구입한 후 밖으로 나왔다. 빨간 파라솔이 예쁜 테이블에 앉았다. 볕이 잘 드는 양지쪽 창가에는 옹기 항아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우린 지금 따사로운 겨울 햇살 아래 머물고 있다. 뜨거운 커피 한 잔에 팥을 듬뿍 품은 단팥빵을 나눠 먹으면서.

도심의 빵집과 달리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풍경이 좋다. 빵굼터 가장자리 언덕에는 국화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함초롬히 피어난 하얀 국화꽃들은 햇살을 받아 눈이 시리게 빛난다.
 

빵굼터 가장자리 언덕에 국화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고흥빵집 #오두막빵굼터 #커피와 빵 #맛돌이 #단팥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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