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20대 위원장 당선인(왼쪽)과 장지철 사무총장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열린 당선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딱딱한 교육정책 얘기를 하면서도 평소 성격을 보여주듯 무척 활달한 모습이었다. 전 당선인은 "전교조 본부 부위원장도 2030으로 세우고 2030 조합원 조직도 만드는 등 젊은 교사들을 위한 사업을 펼치는 전교조로 거듭나려고 한다"라고도 말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문재인 정부 교육개혁, 손꼽을만한 것이 없다는 게 문제"
- 방금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가 교육개혁에 실패한 정권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고 했는데, 지금까지는 교육개혁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인가?
"문재인 정부 교육개혁 정책으로 손꼽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대학 입시와 관련해서 정시 확대 방향으로 교육 혁신을 후퇴시켰다. 고교학점제도도 대책 없이 밀어붙이려고 하고 있다. 교원 정책에서도 교사들과 소통 없이 지방직화 움직임을 보이고 교원 자격증도 여러 단계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과 전혀 협의하지 않고 있다. 일방적인 교육정책 추진을 멈춰야 한다."
-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대해서도 기자회견에서 비판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내년 예산을 보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943억 원을 쓰는 반면, 학급당 학생 수 예산은 한 푼도 잡아놓지 않았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대기업과 경제계의 요구에 기반을 둔 시설투자 계획이다. 이것을 코로나19 이후의 교육 대책이라고 발표하는 모습이야말로 학교와 교육에 대한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 왜 그런가?
"사실 온라인 원격수업 상황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아이들이 등교를 해야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우선해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시설 개선사업인 그린스마트 스쿨 사업에 최우선 방향을 두다 보니, 정말 중요한 것을 외면하는 잘못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시설 개선도 필요하지만, 일에는 먼저 할 일과 나중에 할 일이 있고, 기조도 필요한 것인데…."
-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무조건 비판보다는 충분한 협의도 병행해나갈 것이다. 우리는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 비판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방관자 입장도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대화를 시도하더라도 들러리를 서는 방식은 반대한다."
- 바로잡아나갈 복안이 있나?
"정부와 교육정책 방향에 대해 충분하게 협의하고 토론을 하면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교육개혁 성공을 위해 전교조와 함께 손을 잡고 나갔으면 좋겠다."
- 이번 선거공약에서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를 내세웠다.
"학교는 지식 전달 공간을 넘어서 삶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배움의 공동체다. 올해 경험을 떠올려보면, 비대면 수업과 스마트스쿨식 기자재 보급, 이 자체가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 그래서 코로나 교육 3법을 발표한 것인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유치원은 14명으로 감축하는 것, 그리고 수업일수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처럼 180일로 축소하는 것, 교육과정 시수와 학습량을 적정화하는 것, 코로나 시대에 이런 정책을 뒷받침할 법 제정이 절실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 미안한 얘기지만, '교사들이 편하려고 이런 것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올 수 있다.
"교사들이 편하려고 그런다고? 그런 것 정말 아닌데... 이건 국제 추세를 따르고, 아이들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문제를 넘어 아이들을 학습노동에서 해방시키고 제대로 된 교육의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지, 다른 의도가 없다."
"교육정책 비판만 하진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