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제 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경기도
"개나리는 개나리이고, 나리는 나리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에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한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한 말이다.
이재명 지사는 28일 모든 도민에게 1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지사는 '재난기본소득' 명칭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재난기본소득을) 가짜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분이 계신데, 개나리는 나리가 아니다"면서 "이런 소리 안 하면 좋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 지사는 또 "정책이라는 것은 지향하는 목표가 있다"면서 "그런데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기본소득 방식으로 지원하는 재난 소득이기 때문에 알아듣기 쉽게 재난기본소득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모든 도민에게 나이나 재산 등에 대한 심사 없이 무조건 지급하기 때문에 기본소득의 보편성, 무조건성 등의 원칙을 준용했다는 것이다.
앞서 여권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정세균 국무총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원욱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구 이재명 지사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이 글에서 "기본소득하면 이재명 지사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네. 벗으로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울 따름이네"라면서도 "기본소득의 원칙에는 보편성과 정액성, 정시성 등이 있고, 기본소득 문제를 거론하려면 포퓰리즘이 아닌 위와 같은 원칙에 따라 고민해야 한다"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사님 친구, 내 고민은 이렇다네. 재난수당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편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은 백번 양보하여 이해할 수 있네. 하지만 일회용 또는 수회용 수당을 '재난기본소득'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에는 동의가 되질 않는다"며 "그것은 사회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해 우리가 앞으로 추진해 가야 할 '기본소득'에 대해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기본소득은 원칙을 중심에 두고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하네. 선도적 문제 제기도 필요하지만, 사회적 합의도 필요한 일"이라며 "어떤 이들은 복지비용을 줄여서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주자는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있으니, '기본소득'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금처럼 추진되는 '재난기본소득'이란 용어가 빚은 불필요한 논의는 사회적 갈등을 낳을 우려가 있다"며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겠다는 큰 뜻을 품은 분이 그 갈등의 단초를 제공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원욱 의원의 글은 본인의 과거 행보를 부정하는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재난기본소득' 시행을 위해 노력했다고 홍보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