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환자권리옴부즈만은 1월 21일, 포레스트 구구에서 제5회 환자권리포럼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 이용경험 실태조사와 개선방안’을 진행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치료비 내느라 '메디컬 푸어', 치료 포기하기도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매우 만족하지 않는다'가 11.6%, '만족하지 않는다'가 60%로, 응답자 대다수가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 이유로는 '제도 내용이 복잡해 이해하기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27.1%로 가장 많았다. '정부 기관 직원들이 제도에 대해 잘 몰라서'라는 응답도 17%나 됐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받은 30명의 의료비 총액은 2천636만원이었는데 이들이 받은 지원금액 총액은 613만원에 불과했으나 의료비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13.3%가 '매우 만족한다', 50%가 '만족한다'고 답해 제도 혜택을 받은 환자나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환자 및 보호자들은 '본인 스스로(35.5%)' 의료비를 충당하거나 '민간의료보험(29.7%)' 또는 '가족(23.5%)'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재난적 의료비를 지원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소득기준 및 재산기준 미충족'이 45.2%로 가장 많았고, '실비보험 등 민간의료보험 가입으로 재난적 의료비보다 더 많은 보험금 수령'이 15.5%, '본인부담 의료비 최소금액 기준 미충족'이 15.1%였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 이용시 불편했던 점을 묻는 질문에는 '제한적인 지원대상'이 15.9%, '홍보 부족'이 12.8%, '높은 소득기준 및 재산기준'이 12.4%,' 제한적인 신청방법'이 11.1%였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상담 받은 경험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만족하지 않는다'가 7.5%, '만족하지 않는다'가 54.7%로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이유로는 '명확하지 않은 정책 가이드라인 때문'이라는 응답이 43.7%로 가장 많았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가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가 66.8%가 부정적으로 대답했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 필요한 대상자 누구인지 먼저 연구돼야"
재난적 의료비 수령 그룹 6명, 미수령 그룹 6명, 의료기관 내 의료사회복지사 3명에 대한 초점집단 면접조사 결과, 지원 신청을 할 때 "현재와 앞으로의 소득 활동을 할 수 있는지를 따져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고, "사보험에서 진단을 받고 난 후 바로 거절당해" 진단비가 다 떨어진 후 생활비가 없어서 참담했다는 경우도 있었다. "하루 벌어 하루 살고 있는 환자들 같은 경우 아예 치료를 거부하고 돌아가신 경우도 봤다"며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 환자나 보호자가 '메디컬 푸어'가 되거나 아예 치료를 포기해야 했던 안타까운 사례도 공유됐다.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지원대상 여부 판별방식의 단순화, 지원대상 질환기준 확대, 본인부담 의료비 최소기준 완화, 소득기준 완화, 민간의료보험과의 연계 개편, 지원 상한금액 증액 등을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과도한 비급여 의료비 발생과 관련해 "환자나 가족들이 '메디컬 푸어'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가 필요한 실제 대상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