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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받은 중고책 되팔아 또 기부... 이런 봉사활동

'북비지 중고장터'를 아시나요... 올해는 군내여학에 기부했습니다

등록 2021.03.14 11:20수정 2021.03.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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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책나눔장터기부금 전달식 군산의 대안 학교 '내일을여는학교'를 방문하여 2020모아진 적립금을 기부했다(2021.3.10)
중고책나눔장터기부금 전달식군산의 대안 학교 '내일을여는학교'를 방문하여 2020모아진 적립금을 기부했다(2021.3.10)박향숙
 
"북비지(Book Busy) 중고장터를 열어요. 군산시민들이 기부한 중고책을 청소년 학생들이 되파는 봉사활동이에요. 한 권당 1000~2000원이고요. 모아진 적립금은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금으로 쓰입니다. 말 그대로 책들이 돌고 도는 시간들로 책도 바쁘고 우리들도 바빴으면 좋겠어요. 소중하게 읽은 책을 기부하는 사람의 마음, 중고책을 사는 예비독서가의 발길, 그리고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손길이 모아져 이 장터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펼치고 싶습니다."


2년 전부터 지역서점인 한길문고와 청소년 동아리가 시작한 봉사활동의 홍보문구다. 청소년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책 읽기를 좋아하면 좋겠다 생각했다.

서점 대표가 이런 내 마음을 알아줘 서점에 한 공간을 내줬다. 월 1회(3주차 토요일) 서점 안에서 중고장터를 열었다. 서점에서 멋진 현수막도 만들어주고 홍보를 해서 첫날부터 책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서점은 영리를 추구하는 공간인데, 이곳에서 공공성을 가지고 기부금 모금에 필요한 중고장터를 열어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2019년 첫해, 중고책 판매금은 70여만 원이었다. 첫 번째 기부금을 어떤 단체에 할까 알아보다가, 지역의 한 모자원(엄마홀로 자녀를 양육하는 곳)에 초중학생들이 있어서, 학용품과 책을 구입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부금을 전했다. 2020년 작년엔 코로나로 모든 봉사활동이 멈췄는데도, 북비지중고장터 만큼은 꾸준히 진행했다. 그 결과 총 판매금 80만 원가량이 모였다. 이번에는 군산에 있는 대안학교인 '군산 내일을 여는 학교(교장 조규춘 선생님)'에 기부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와 학생들은 같은 지역 안에서 다른 세상들이 있음에 가끔 놀란다.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가정들의 모습과는 아주 많이 다른 또 다른 사람들과 가정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우리의 작은 행동들에 깊은 생각을 모은다. 모자원에 방문했을 때 우리나라의 편부모 가정과 그 자녀들이 안고 사는 현실을 들으면서 마음이 답답했다. 개인의 소소한 기부금 정도로는 결코 해결하기 어려운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이번에 방문한 대안학교의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대안학교의 본 모습과 현재 운영 중인 대안학교의 특징, 어려움, 그리고 보람 등을 들었다. 대안학교는 공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해, 학생들 개개인의 자율적 학습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도록 고안된 특별 학교다. 1921년 영국에서 시작돼 '자유로운 학교' '개방적인 학교'를 기치로 한 운동이 세계적으로 확대되었다.

우리나라의 대안학교를 검색해보니, 입시 중심의 주입식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서 등장했으며 그 시초가 1997년 세워진 간디학교라고 했다. 이 학교와 다른 대부분의 대안학교에서 제시하는 교육 목적에 대한 설명은 이랬다.


'학생중심의 자율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생들의 능동성과 참여성을 강조하여 전인적인 교육환경 속에서 학생들을 지도함을 중심에 두고 있다. 또한 자연 친화적으로 공동체 삶을 살아간다는 교육목표 아래 다양한 교육과정과 교수법을 지향한다. 무엇보다도 경쟁구도의 교육현장이 아닌, 학생들 간, 또는 학생과 선생님들 간의 인간적 소통을 중시한다.'

일반적으로 대안학교의 유형에는 학교 중도 탈락자나 부적응 학생들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위탁형 대안학교와 교육과정과 학사운영이 자유롭고 일반학교처럼 정규 학력을 인정받는 특성화형 대안학교로 나뉘었다. 대안학교의 운영인을 보니 종교계에서 설립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각 지역의 교육청이나 시민단체에서 설립한 경우도 있었다.


이번에 방문한 '군산 내일을 여는 학교'(아래 군내여학)는 2020년에 세워진 전라북도교육청지정 위탁대안학교다. 군산에 있는 4개의 대안학교(다음세대, 산돌학교, 가온누리, 군내여학) 중 하나이며 학습대상은 학교에 부적응한 중학생들이었다.

사실 위탁형 대안학교에 오는 학생들에 대하여 피상적으로 들었던 것과는 매우 다르게, 학생들의 심리상태 및 현실은 교육하기에 그리 녹록지 않았다. 한 명의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 17명의 선생님들(대부분 지역의 명사들)의 수고에 대한 결실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학생들 개개인의 문제도 있었고,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간의 위탁수업을 진행하다보니, 학생과 선생님이 마음의 교류를 느끼며 교육하기에는 매우 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장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소위 진보적인 교사들이라해도 여기 오는 학생들을 다시 본인의 학교에 복귀하도록 교육하는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눈맞춤을 학생들에게 향해서 보면, 모든 문제가 이 학생들의 잘못이다 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기성교육의 문제점을 잘 반성해봐야 합니다.

진정으로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저도 역시 교육자이며 성직자로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형태의 삶의 어려움을 마주쳐왔지만, 대안학교에 오는 우리 학생들로 인해 오히려 제 삶과 기성적 사고를 반성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기득권제도와 지배자층이 누리는 교육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교육, 누구나 평등한 교육을 실현해야지요."


도교육청에서 받는 보조금은 4500여만 원인데, 보조금의 대부분이 강사비와 최소한의 교재비에 사용되다 보니,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크고, 적은 금액일지라도 후원자가 절실하다고 했다.

올해 교육에서, 특별한 주안점을 묻는 질문에 "학생들 스스로 귀한 존재임을 알게 하고 싶어요. 그래야 책임이 무엇인지, 사람의 도리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니까요. 단순한 역할일지라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를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함께 동행한 봉사활동 학생들과 돌아오면서, 그들의 방문 느낌을 물었다. "학교에서 대안학교로 가는 친구들이 더러 있고, 무엇보다 문제의 발생이 그 친구들만의 잘못이 아니라고 대답했다. 다른 어려운 곳에 기부하는 것도 좋은데, 같은 지역의 학교 후배인 그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한 개라도 나누는 기부금이어서 마음이 더 좋다"라고 말했다.

코로나가 발악을 하고 꽃샘추위가 발동을 해도 이미 따뜻한 봄은 와 있다. 새싹이 간지럽히는 대지 위에 퍼붓는 봄 햇살은 우리들 마음의 포문을 활짝 열게 한다. 이 봄 망태기에 결실을 이룰 씨앗을 담듯, 감싸고 보살펴야 할 어린 학생 씨앗들을 잘 거두고 가꾸는 것 또한 우리 어른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3월부터 올해의 북비지 중고장터가 다시 또 열린다. 책도 읽고, 기부도 하고 지역의 공동체도 되돌아볼 수 있는 행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청소년동아리봉사활동 #군산내일을여는학교 #대안학교 #군산한길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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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희망은 어디에서 올까요. 무지개 너머에서 올까요. 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임을 알아요. 그것도 바로 내 안에. 내 몸과 오감이 부딪히는 곳곳에 있어요. 비록 여리더라도 한줄기 햇빛이 있는 곳. 작지만 정의의 씨앗이 움트기 하는 곳. 언제라도 부당함을 소리칠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일상이 주는 행복과 희망 얘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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