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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친' 삼성중공업 하청 파워공, 성과 얻고 현장 복귀

8일부터 작업거부, 15일부터 집회... 17일 개별 업체 '제시안' 수용 분위기

등록 2021.03.18 09:42수정 2021.03.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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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삼성중공업 하청 도장업체 소속인 '파워공'들이 일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작업거부에 이어 집회를 벌였다.

삼성중공업 하청 도장업체 소속인 '파워공'들이 일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작업거부에 이어 집회를 벌였다. ⓒ 삼성중공업일반노조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작업거부를 벌였던 삼성중공업 파워그라인더 하청노동자(일명 '파워공')들이 현장에 복귀한다. 노동조합이나 노동자협의회가 아닌 개별 노동자들이 모여 처음으로 시도한 쟁의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파워공 30여 명은 '일당 2만원 인상'과 '퇴직 적치금 폐지', '법정 공휴일 유급적용'을 요구하며 지난 8일과 9일 작업거부를 벌였고, 이후 그 숫자가 늘어났다. 파워공들은 삼성중공업 문화관 앞과 거제공설운동장에 모여 투쟁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후 파워공 250여 명이 지난 15일부터 매일 아침 거제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1시간 가량 출근 선전전을 벌였다. 경찰에 집회신고도 냈다.

파워공'들은 삼성중공업 사내 도장업체 소속으로, 대부분 '일당제'로 일하고 있다. 선박 건조의 마지막 단계인 도장(페인트 작업)에 앞서 표면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깨끗하게 작업하는 사람들을 '파워공'이라 부른다.

이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해 있지 않다. 이들의 작업 거부 소식을 들은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이 투쟁을 지원했던 것이다.

삼성중공업일반노조는 "시간이 갈수록 파워공 노동자들의 집회 참가 인원이 늘어났고, 16일 집회에는 최고 500여명이 투쟁에 참가하였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일반노조는 "17일 삼성중공업 사내 도장업체들이 노동자들한테 제시안을 내놓았고, 노동자들의 의견을 취합해본 결과 수용의사가 많았다. 이에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투쟁은 중단하고 회사의 제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하였다"고 전했다.


도장업체들은 파워공들한테 '일당 1만원 인상'과 '퇴직 적치금 폐지(1년 이상 근속시 퇴직금 지급)' 등을 제시했던 것이다.

한 파워공 노동자는 17일 오후 전화통화에서 "오늘 집회 이후 노동자들이 들어가자 일부 업체에서 합의안을 제시했다. 일부는 합의를 하고 일을 시작하기도 하고, 구두로 제시한 업체도 있다"며 "부족하지만 노조도 없는 속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파워공들은 18일 아침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연다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관계자는 "파워공 노동자 대표와 하청업체 대표들이 합의하는 형식이 아니고, 개별 사업주가 제시안을 내놓았고 이를 노동자들이 수용하는 형식"이라며 "일부 업체는 노동자들과 합의서를 쓸 수도 있지만,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경습 삼성중공업일반노조 위원장은 "이번 파워공 투쟁은 여러 협력사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뭉쳐서 저항했던 최초의 삼성중공업 협력사 투쟁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만약 파워공 노동자들을 보호를 해줄 울타리가 없다는 것을 이용해서 이번 투쟁의 선동자를 색출한다거나 불이익을 주는 행위가 있다면 해당 협력사 대표가 퇴출될 때까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삼성중공업 정문 앞 주황색 작업복 400여 명, 왜? http://omn.kr/1sf8z
삼성중공업 하청 '파워공', 임금인상 등 내걸고 작업거부 http://omn.kr/1seui
#삼성중공업 #파워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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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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