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원주시 상지대가 지난해 11월 본관 앞 광장에서 ‘민주공영대학 출범 선포식’을 진행하는 모습.
상지대
이들 정책의 공통점은 능력주의의 사적 실현으로 '각자도생'과 '승자독식'이 득세하는 고등교육 판을 공공적 시스템(공적 거버넌스와 네트워크)으로 관리함으로써 연대와 협력, 그리고 자원의 분산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 교육재정의 증액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신설하거나 학령인구 감소로 여유분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초중고교 예산을 조정하는 등의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모두 지난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이다.
물론 지방대의 뼈를 깎는 노력도 필요하다. 시민들이 지방대를 신뢰하고 공적 지원에 동의할 수 있도록 재정의 투명성, 행정의 책무성, 운영의 민주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국립대 수준의 '재정위원회'를 설립하거나 이사회를 개방하는 등 그동안 사학이 극도로 거부했던 변화도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에 더해 지역산업과 연계한 교육과정 및 기술 개발, 그동안 쇠퇴해 온 기초학문 교육과 연구 강화, 지역사회 맞춤형 평생교육 개선 등 사회와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공적 교육 개혁 또한 실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육 개혁은 노동 양극화, 지역 불균형 해소 등 다른 연관 사회 개혁 과제와 함께 발맞춰 나가야 한다. 황갑진 경상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는 <사회 불평등과 교육>(2018)에서 "불평등이 심한 사회일수록 권력, 돈, 명예와 같은 사회 희소가치를 얻을 기회가 주어지는 명문학교 입학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학교가 학부모나 학생들의 성공 욕구에 편승하여 입시 위주의 교육에 치중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과열된 입시경쟁과 학벌주의 역시 대표적 일자리, 주거, 지역발전 등이 양극화하면서 불평등이 확대된 탓이 크다.
이 역시 사회 전 분야에서 단순한 능력주의 원리를 개선, 보완하는 일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공채를 통과할 능력이 있는 대기업 정규직과 그렇지 않은 하청 비정규직의 과도한 임금·고용 격차, '영끌'해서라도 서울 브랜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과도한 주거 격차를 줄여나갈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지 않은 채 교육 분야에서만 개혁을 시도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다.
망해가는 지방대를 왜 살려야 하는가? 공공적 방향의 개혁을 통해 지방대를 살리는 것은 건국 이래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던 '능력주의', '각자도생', '승자독식'의 교육 자원 배분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교육 기회를 공적 연대와 협력, 배려가 살아 있는 시스템에 따라 배분하는 것은 우리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매우 중차대한 과제다. 부족하게나마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지역 인재를 길러왔던 지방대 수십 곳이 쓰러질 날이 이제 몇 년이 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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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는 지방대 왜 살리냐' 질문에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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