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그로 스위스 미그로소비자협동조합의 목표와 가치는 ‘지역으로부터, 지역을 위해’
정기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농정의 활로를 농촌재생, 도농상생을 통한 지역활성화에서 우선 찾고 있다. 인구 과소화, 주민 고령화, 농가 양극화에 시달리는 농촌의 문제, 인구 과밀, 불안한 가계경제, 극심한 부동산경기, 교통 혼잡 등의 복합적인 구조적 난제를 안고 있는 대도시의 문제를 동시에 풀려면 농촌부터 재생해 지역을 활성화해야하는 게 최상의 출구라는 절박한 인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성주인 박사는, 농촌재생은 현재 농촌에 거주하는 주민과 농업인뿐 아니라, 도시민을 포함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쌍방향을 동시에 지향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정확한 진단이다. 인적자원을 유치, 활용하기 위한 생활 및 생업의 기반 구축, 다양한 유형의 도시민 주거공간 및 경제사회 환경 조성 등을 주요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후와 환경 변화의 위협에 대응하려는 위험관리 방안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의 농민들은 잦은 기상이변으로 만성적인 재해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 19는 물론 가축질병도 스스로 예측하거나 대응하기 어려운 불가항력적인 위험요소다. 농업재해보험, 소득지원 정책, 고용보험 도입, 농업경영위험 관리 등 농정당국은 물론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위험관리시스템이 절실하다.
근본적으로는 그린뉴딜, 저탄소농업으로 농업생산구조와 방식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 2050년 탄소중립 정책이 시행되면 농업부문도 온실가스 감축에서 예외가 아니다. 이를 위해 선택형 공익직불제와 연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실제적인 '진짜 사회적 농민'들의 실제적인 진정성있는 농업활동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직불금으로 보상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저탄소영농기술, 녹색금융(펀드, 보험) 등의 제도화도 병행되어야 한다.
미래농정에서는 청년 농업인들이 주도하기에 적절한 디지털농업도 중요하다. 기존 정밀농업이나 스마트농업보다 생산, 유통, 소비 등 농업활동 전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적극 활용, 빅 데이터의 AI 분석으로 농업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농정당국에서는 농가에서 생산된 데이터와 유통, 소비단계에서 발생한 실증데이터 및 공공데이터를 수집·분석·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먹거리 정책은 삶의 질 유지, 안정적 식량공급, 식량안보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지역먹거리 선순환 체계 구축, 지역단위 푸드플랜 등을 기반으로'국가식량계획'의 진정성과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유럽은 지금, 보건・의료 뿐 아니라 생태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숙제이자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른바 '그린딜'로 경제구조의 생태적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시스템을 강화, 화석연료를 최소화하면서 EU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그린 뉴딜' 시스템을 본격 구축, 작동하고 있다.
이렇게 유럽은 코로나로 상징되는 기후와 환경 위협 시대에 '연대의 공동체'를 강화하고 있다. 기후, 환경, 생태 다양성이라는 사회적, 국가적, 국제적 약속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그 중심에, 그 선두에 '사회적이고 생태적인 유럽의 농업'이 있다. 농업의 주인공이자 농촌의 주인인 '진짜 사회적 농민'이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도시와 농촌, 중앙과 지역, 농민과 도시민이 모두 함께하는'협동과 연대의 대안국민농정'만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농정의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