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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김태년도 주호영도 '사전투표 독려' 왜?

비판하더니 달라진 국민의힘, 지난 총선의 교훈... '정권심판' 자신감?

등록 2021.03.31 12:49수정 2021.03.3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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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지원에 나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중앙선대위 상임부위원장.
30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지원에 나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중앙선대위 상임부위원장. 박형준 후보 캠프

부산시장과 서울시장 등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도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사전투표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지만, 이번 재보선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드시 투표합시다" "사전투표하고, 일합시다"

31일 김영춘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다시 부산을 찾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대행 겸 중앙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사전투표를 강조했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사전투표일을 이틀 남겨둔 시점이었다. 김태년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김영춘 후보 선거사무소 중앙선대위 회의에 앞서 사전투표 캠페인을 펼쳤다. 그는 '투표하면 이깁니다'라고 적힌 대형 화면을 뒤로하고 "4월 2, 3일 사전투표하고 일합시다"를 여러 번 외쳤다.

민주당의 사전투표 호소는 신동근 공동선대위원장, 박재호 김영춘 후보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 전재수 총괄본부장 등의 선거 피케팅으로 이어졌다.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와 함께 중앙선대위 회의 참가자 전체가 사전투표를 당부하고 나서야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됐다. 모두발언을 위해 바로 마이크를 잡은 김태년 선대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민심이 표출되고 있다. 국민이 조금만 더 도와주시면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다"고 지지와 사전투표를 호소했다.

사전투표 코앞 부산 지원 나선 민주당·국민의힘 풍경

하루 전인 30일 자갈치시장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지원에 나섰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중앙선대위 상임부위원장도 지지층을 상대로 사전투표 참여를 거듭 독려했다.

"여러분 투표지는 총알보다 힘이 세다고 그랬어. 우리가 총 한 방 맞으면 죽지만, 투표로도 남을 죽일 수 있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죠?"


주호영 상임부위원장은 "박 후보가 조금 앞서간다고 내 하나 투표 안 해도 되겠지 이러면 안 된다"면서 "이번에 식겁시켜야 한다. 우리 국민이 엄청나게 화가 났고,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성난 만큼 전화하고 자식들에게도 말하고 해서 전부 다 투표장으로 나가게 해야 한다"며 사전투표 호소에 공을 들였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회의에선 '부정선거 차단'까지 언급하며 보수층의 우려를 다독이기도 했다. 주호영 상임부위원장은 "부정의 소지가 전혀 없도록 지난주에 중앙선관위를 불러서 일일이 점검하고 체크했다. 법도 개정되어서 많은 사전투표의 문제점이 시정됐다"면서 "사전투표에 의구심을 갖지 말고 모두 사전투표에 나가셔서 이 정권의 무능 오만을 심판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1일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지원에 나선 김태년 당대표 대행 겸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
31일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지원에 나선 김태년 당대표 대행 겸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김영춘 후보 캠프

적극적 투표층을 사전투표 현장으로 결집하려는 양 당의 의도는 같지만, 셈법은 상당히 다르다. 민주당은 20·30대는 물론 40·50대 유권자까지 사전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선거판세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견인하는 사전투표는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왔다. 지난 총선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전체 결과를 보면 유권자 1701만 명이 참여한 본선거 당일 투표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782만 표를 받아 774만 표를 얻은 민주당을 앞섰다. 그러나 사전투표에서는 민주당이 652만 표로 404만 표의 통합당을 앞질렀다. 이 때문에 개표 현장 곳곳에서 사전투표함을 깨면 승패가 뒤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달라진 사전투표 반응

사전투표를 비판한 국민의힘이 '조작, 부정'에 선을 긋고 나선 것도 이런 교훈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선거 패배 이후 보수정당 일각에서는 '부정선거 의혹 제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이 때문에 전자개표기 선관위 시연까지 이루어졌고, 국정감사에서는 사전투표 효용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그치지 않았다. 유권자에 대한 편의 제공과 투표율 상승을 위해 사전투표제가 도입됐지만, 보수정당은 상대 당에 더 유리하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선 각종 여론조사마다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를 보이면서 야당의 반응이 크게 달라졌다. 주 상임부위원장 등의 '사전투표 독려'가 자연스러운 모습이 됐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 조작설'이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여전히 언급되면서 이번에도 자칫 선거 득표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LH 땅 투기 논란 등으로 20·30대 유권자의 표심이 국민의힘을 향하고 있다는 판단은 사전투표 자신감에 더 불을 붙였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20·30대의 정부심판론 응답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사전투표 #민주당 #주호영 #김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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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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