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승씨는 1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발달장애인의 실종·사망은 우리가 내내 겪는일이라 들을 때마다 가슴에 대못이 박힌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신나리
"발달장애인 자식을 키우는 부모 중에 아이의 실종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거의 없다고 봐요. 80%이상은 다들 한번씩 겪어본 일이라고 봐요."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한혜승씨는 "얼마 전, 실종된 발달장애인이 주검으로 발견됐다는 뉴스를 보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면서 "발달장애인의 실종·사망은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겪는 일이라 들을 때마다 가슴에 대못이 박힌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월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5∼2019년)간 접수된 발달장애인 실종 신고는 4만 2619건으로 연평균 8524건에 달한다. 물론 실종이 모두 사망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장애인 실종 발생은 8360건으로, 이중 8285건은 집으로 돌아왔다. 75건 정도는 끝내 찾지 못한 건수다. 최근 5년간 미발견 상태는 104명, 사망건수는 271명이며 지난해(2020년), 미발견된 실종 장애인은 65명이다.
하지만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실종건수, 미발견 건수를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비장애인 실종보다 실종된 발달장애인이 발견되지 못하는 비율이 2배, 사망한 채 발견되는 비율은 4.5배 높다.
그렇다면 왜 발달장애인의 경우 실종은 잦고, 발견이 어려울까. 한씨는 발달장애인의 특징으로 이를 설명했다.
"비장애인들은 우리 아이들(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잘 모르잖아요.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생처럼 어려보이면, 주위에서 신고하기라도 하는데. 다 큰 성인이 혼자 다니면, 실종이라고 생각하지 않죠. 그런데 발달장애인의 겉모습은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거든요. 대화해보지 않으면, 이 아이의 상태를 알기 어려워요. 그러니까 보호자 없이 헤맨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혼자 돌아다니는 줄 아는 거죠."
'도전적 행동(돌발행동)'을 보이는 자폐성 장애가 있는 경우 일반적인 범주 밖의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잦다. 보호자가 함께 있는데도 보호자가 모르는 사이 집이나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는 식이다.
한씨 곁에서 비슷한 또래의 발달장애 딸을 키우는 김혜정(54)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26살 중증 발달장애 딸을 키우는 김씨는 "아이가 사라지는 건 정말 순식간"이라면서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모르고 부모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식의 지적을 하는 건 부모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는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사회적거리두기와 방역으로 장애인교육기관이 폐쇄됐기 때문이다. 한씨는 "매일 복지관에 갔다 오는 등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야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는데, 코로나 이후 아이의 일상이 무너졌다"면서 "매일 집에만 있으니 답답함이 커져 집 밖으로 뛰쳐 나가는 일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종 후 빠른 대처 필요... 시스템 뒷받침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