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조선구마사' 안내 포스터(SBS 홈페이지 캡쳐). 해당 드라마는 역사왜곡 논란이 인 뒤 시청자 항의 속에 결국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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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국은 하나의 국가라기보다는 차라리 하나의 '세계'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거대한 중국을 한눈에 파악해내고 일의적(一義的)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중국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평가와 예측들이 여전히 미국, 혹은 서구적 시각에 기초하여 진행되어온 측면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치체제는 비록 대중의 참여 확대와 일정한 제도적 장치를 통한 민주적 과정의 도입이라는 측면은 인정될 만하지만, 그러나 그것이 근본적 권력 교체에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권위주의적'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일당독재를 비롯하여 중화주의, 환경오염, 군사주의, 거품론 등등 중국의 미래에 대하여 여러 의문 부호를 붙이면서 갖가지 부정적인 진단을 내놓고 있다.
첩첩산중(疊疊山中), 일모도원(日暮途遠). 날은 저물어 가는데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중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아직 멀지만, 동시에 중국이 무실(務實)의 태도로써 전진하고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세계 역사란 서방 역사가 아니다. 단지 그들이 앞에서 걷고 있을 뿐
중국은 외부 세계의 관계에 있어 근대시대 이래 '서세동점(西勢東漸)'에 의하여 수세적 위치에 놓이면서 오랫동안 압도당해 왔다. 하지만 세계의 역사는 결코 서방 역사만이 아니고 특히 미국의 역사가 아니며, 단지 지금 그들이 앞서서 걷고 있을 뿐이다.
유명한 정치가이자 외교가인 헨리 키신저(Henry Alfred Kissinger)는 그의 저서 <On China>에서 "'중국'은 언제나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중국의 역사의식에서 국가란 오직 복원(Restoration)이 필요했을 뿐, 창건(Creation)은 필요하지 않았다."라고 설파했다.
중국의 현실에 대한 올바른 분석이란 중국의 역사와 전통의 토대 위에서 전개되어야 하며, 이러한 인식의 틀에서 중국의 내일을 전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현실 그리고 그 미래란 중국이 걸어온 오랜 역사적 과정이라는 켜켜이 축적되어온 토대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중 충돌'의 시대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