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 아름다운 숲1
문운주
오후 5시, 설렘과 기대를 안고 숲속으로 들어섰다. 느티나무, 팽나무들, 온갖 세파에 시달린 듯 등이 휘었다. 옆으로 쏠리고 휘어지고, 구멍이 뚫리고 멍이 들었다. 돌로 쌓아 만든 쉼터도 잡초만 무성하다. 돌멩이 베개 삼아 더위를 식혀가곤 했는데.
겨우내 잠자던 나무들도 연녹색 새순을 틔우고 있다. 올여름 시원한 그늘과 공기를 주기 위해서다. 여전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새들을 부르려나 보다.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먼 훗날 이곳을 찾는 이의 추억이 되고자.
알대미, 우대미, 뒷굴재, 삭재, 안들, 앞 냇물, 뒷 냇물, 비다실, 성적굴, 새골, 상잠...
정이 뚝뚝 넘치는 우리 고유의 민속 지명이다.
희미해져 가는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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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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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에 올라가 잠도 자고 열매도 따먹고 놀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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