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컨소시엄이 한진중공업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19일 영도조선소 현장에서 시민대책위와 노조의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김보성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본격적인 한진중공업 인수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투기자본 매각 반대'를 외치는 노동조합과 시민대책위의 반발도 더 거세지고 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66.85% 주식매매 절차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자료를 보면, 지난 15일 최대 주주 변경 등 한진중공업 주식매매계약 체결이 이루어졌다. 매도자는 KDB산업은행 등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채권단, 매수자는 동부건설 컨소시엄 등이다. 매각 대상주는 보통주 5567만2910주로 전체 한진중공업 주식의 66.85%에 달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채권단은 한진중공업 지분매각과 관련해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4개월 만에 이루어진 이번 계약이 모두 완료되면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컨소시엄은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 NH, 오퍼스 프라이빗에쿼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은 5주간 이루어진다. 기업 현장실사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 방위산업 등에 대한 승인 등을 거치면 오는 6~7월 주주총회를 통해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지역 단체와 노조의 비판부터 넘어서야 할 처지다. 현장 실사 첫날인 19일부터 동부건설 등은 "투기자본 매각 규탄"이라는 외침에 부딪혔다.
동부건설 등은 인수 과정에서 "조선 부문 정상화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투기자본 매각 저지와 일자리지키기 부산시민대책위, 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아래 대책위) 등은 "이를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부동산 개발을 위한 인수 의도가 크고, 조선업 유지와 고용안정의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날 영도조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대책위는 ▲고용보장, 단협승계 등 장기적 운영방안 제시 ▲36년간 해고된 김진숙 노동자 복직 ▲현 경영진에 책임을 묻고 교체 등 3가지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약속 없는 현장실사는 끝까지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