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USIS 도서관미국공보원(United States Information Agency)은 미국 해외 공보처 산하 기구로 세계 각국에서 미국의 대외 정책 선전과 문화 홍보를 담당했다. 1948년 한국 반도호텔에 본부를 설치하고 이후 부산, 청주, 전주, 광주, 대구, 제주에 지방 공보원을 설치했다.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영어 교육, 영상물 상영, 출판, 전시를 통해 미국 문화를 소개했다.
NARA(제공처 : 국사편찬위원회)
이규동은 도서관장 재직 시절에 서울과 대구 미국공보원(USIS) 도서관으로부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학 분야의 다양한 책을 입수해서 도서관에 비치했다. 당시 대구 미국공보원은 대구 중앙로 동북단(지금의 대구스테이션센터 남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원암은 1956년 대구 문화원장으로 부임한 아더 맥타가트(Arthur Joseph Mctaggart) 박사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30년 동안 우정을 나눴다.
아더 맥타가트는 이중섭 작품을 미국에 소개하고, 하회탈을 해외에 알린 사람으로 유명하다. 대구 문화예술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자신이 평생 모은 한국 문화재 482점을 대구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맥타가트의 동생 윌리암 역시 전직 도서관 사서였다. 대구 여러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친 그의 흉상이 영남대 인문관 1층에 있고, 충주에 그를 기리는 맥타가트도서관이 있다.
'개가제'로 운영했던 미국공보원 도서관은 당시 대학도서관뿐 아니라 학교도서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일제강점기 일본을 통해 이식된 도서관에 익숙했던 시절, 서구 도서관의 전형을 보여준 미국공보원 도서관은 그 자체로 문화적 충격이었다.
해방 이후 한국 도서관 성장 과정에서 미국공보원 도서관은 나름의 역할을 했다. 미국식 도서관 제도를 이식하는 과정에서 미국공보원 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하는 건 향후 한국 도서관계의 과제다.
경북대학교는 1956년 12월 10일 새롭게 도서관 건물(지금의 박물관)을 신축해서 이전했다. 경북대 도서관은 이규동 재임 시절에 도서관 신축과 이전을 마쳤다. W자 모양의 도서관 건물은 '도깨비 박사'로 유명한 건축가 조자용의 작품이다.
이규동은 1958년 도서관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가 퇴임하던 시점에 경북대학교(74,558권)보다 더 많은 장서를 가진 도서관은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590,481권), 국립도서관(지금의 국립중앙도서관 332,744권), 연세대학교 도서관(128,393권), 고려대학교 도서관(94,096권), 해군 도서관(85,778권), 중앙대학교 도서관(78,627권), 부산대학교 도서관(77,899권), 남대문도서관(지금의 남산도서관 75,348권) 8개뿐이었다.
개교 6년 만에 경북대 도서관은 대한민국 도서관 중 열 손가락에 들 정도로 장서를 늘렸다. 이규동 관장 시절 경북대 도서관이 얼마나 빨리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어려워도 남을 도왔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