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숙 중앙무용학원 원장. 그는 박문초등학교에서도 무용을 가르쳤다.
윤중강/자료사진
그러다가 1968년 중학입시가 폐지되면서, 이곳은 중학교 입시학원 건물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그 이후는 어떻게 변했을까? 여기서 노랫소리가 들리고, 장구소리가 들렸다. 무용학원시대가 열린 것이다. 가장 오래 있었던 것은 중앙무용학원(경동 172번지)이 아니었을까?
항도백화점과 중앙무용학원은 같은 주소였고, 사람들은 이 무용학원을 '삼익가구 3층'이라고 알려줬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이곳이 무용학원이었다. 이명숙 원장은 예전 박문학교 교사였다. 박문초등학교에서도 무용소녀들을 지도해서 이름을 날렸다.
중앙무용학원에서는 한국·현대무용, 발레를 두루 배울 수 있었고, 인천시가 주최하는 무용제에 모두 참가했다. 인천이 직할시로 승격(1981년)된 후, 대규모의 무용제가 시민회관(주안)에서 열렸다. 중앙무용학원 출신과 현재 다니고 있는 무용소녀들은 이명숙 원장의 지도하에 함께 참가했다.
인천시립무용단과 윤성주
그런데 이 장소와 연관해서, 매우 재밌는 사실 하나가 있다. '우연같은 필연'이라 해야 할까? 한국의 유명 무용가가 이 장소(항도백화점)와 연관된 집안의 가족이었다. 현재 인천시립무용단의 예술감독은 윤성주다. 그는 국립무용단에서 주연 무용수를 거쳐, 국립무용단의 예술감독을 지낸 분이다. 다른 안무가와는 다르게, 윤성주는 대본과 연출도 직접 담당하고 있다.
그가 2018년 하반기 연출한 공연작 '비가'(悲歌, 윤성주 대본·연출·안무)는 그리스 오이디푸스를 모티브로 한 대작이다. 작품의 주제가 분명하며, 밀고 나가는 힘이 확실해 근래에 보기 드는 수작이자 대작으로, 인천시민은 물론 한국무용계의 또 한 번 큰 화두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