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정발산동 '김대중 대통령 사저 기념관' 15일 문 연다

등록 2021.06.07 10:14

수정 2021.06.07 11:52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1327-6, 1327-7번지. 고급 주택가인 이곳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옛 일산 사저다. 지하 1층과 지상 2층이며 2개 동이 연결돼 있다. 두 필지로 연면적은 458㎡.김진석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1327-6, 1327-7번지. 고급 주택가인 이곳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옛 일산 사저다. 지하 1층과 지상 2층이며 2개 동이 연결돼 있다.김진석

고양시(시장 이재준)는 제21주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오는 15일 김대중 대통령 사저 기념관을 개관한다. 고양시는 지난해 3월 김대중 전 대통령 일산 사저를 매입한 뒤 올해 1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거실, 안방, 서가 등이 있는 본채 1층과 2층은 건축물을 그대로 보전했다. 김 전 대통령이 과거 사용했던 가구 등을 집 안에 그대로 남겼다. 본채 지하는 김 전 대통령의 전시 공간으로 만들었다. 별채는 사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김 전 대통령이 지향했던 평화·인권·민주주의를 체험하고 교육하는 전시관으로 만들었다.

1997년 12월 19일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이튿날 아침 자택 밖으로 나와 환영 인파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한 곳은 동교동이 아니었다. 김 전 대통령의 일산 자택이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1327-6, 1327-7번지. 고급 주택가인 이곳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옛 일산 사저다. 지하 1층과 지상 2층이며 2개 동이 연결돼 있다. 두 필지로 연면적은 458㎡. 한 필지에 약 70평이니 전체는 약 140평.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이곳에 집을 지었고, 1996년 9월부터 1998년 2월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까지 일산 사저에서 살았다. 1992년 12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 전 대통령은 이듬해인 1993년 1월 26일 영국으로 떠났다. 그 해 7월 4일 귀국한 그는 와신상담하며 노력한 끝에 1997년 12월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1997년 대선에서 김 전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는 '준비된 대통령'이었다. 그 준비의 막바지 완성도를 높여낸 공간이 일산 사저였던 셈이다. 그는 대통령 5년 임기를 마친 뒤에는 오래 살았던 동교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일산 사저는 대통령 임기 중이었던 1999년 재미교포 사업가인 조풍언(작고)씨에게 팔렸다.

조풍언씨는 김 전 대통령 사저를 매입한 뒤에 이곳에 살지 않았다. 2014년 조씨가 사망한 뒤 상속이 이뤄지지 않아 오랜기간 고인인 조풍언씨 명의로 남아 있었다. 고양시는 최성 시장 때부터 김 전 대통령의 일산 사저를 매입해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을 세웠으나, 상속인이 명확치 않아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다 이재준 시장 때인 지난해 매입하게 됐다.

고양시는 홈페이지에 별도 예약창구를 만들어 7일부터 사전예약 신청을 받는다. 하루 3회 90분 동안 관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관람객을 한 회차당 8인 이하로 제한한다.

고양시는 사저뿐만 아니라 김 전 대통령과 관련한 유물, 자료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난 3월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국회의원이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실제로 사용했던 지팡이, 안경, 펜, 의류 등 30종 76개 유품을 고양시에 기증했다.

고양시는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으로부터 옥중서신, 메모, 연설문 등의 사료를 전달받았고, 국가기록원의 협조로 대통령 생애를 담은 사진 자료를 기념관에 전시할 수 있게 됐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이곳은 IMF 극복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이 세계 기업인을 만나 투자를 일궈낸 역사적인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20년 넘게 방치돼 있어 가슴이 아팠다"면서 "이제야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