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자 등록을 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9일 보수언론과 경제지 사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더불어민주당의 한 정치인을 호평했다. 그 주인공은 대선 공약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동시 감세를 내놓은 박용진 의원이다.
- <서울경제> 포퓰리즘 경쟁 속 눈길 끈 '재벌 저격수'의 감세 공약
- <중앙일보> 여당발 법인세 인하 주장, 일리 있다
- <조선일보> 민주당 후보의 '감세론' 제안, 이념 아닌 실사구시 경쟁 보고 싶다
'칭찬 1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였다. 그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상대 당이지만 돋보이는 분이 있다"며 "'돈을 걷어 누구에게 어떤 것을 나누어주고 표에 호소할까'에만 관심 갖던 민주당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반겼다.
철학이 다른 감세? 박용진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
박용진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성장엔진을 더 뜨겁게 하겠다. 기업과 일하는 사람을 신나게 하겠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인세 감세, 일하는 사람의 소득세 감세"를 주장했다. 그는 "증세 또는 감세는 정부가 경제상황과 시장을 보고 쓸 수 있는 정책일 뿐"이라며 "증세는 진보의 어젠다, 감세는 보수의 어젠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관련 기사 :
'증세' 말고 '감세' 택한 박용진 "김대중·노무현도 했다" http://omn.kr/1u66s).
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박용진 의원이 처음으로 '세금' 이야기를 꺼내진 않았다. 하지만 결이 다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광재 의원은 앞서 법인세 인하 등을 얘기했지만 전제 조건이 있었다. '국토균형발전'이다. 세 사람은 '소멸' 위기에 처한 비수도권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 본사를 이전하거나 지방 국공립대학과 협업하는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등 파격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조금 더 큰 틀에서 감세를 얘기한다. 취재진이 구체적인 세율을 물어봤지만, 그는 답변 대신 "(저는) 다른 후보들과 인식이 다르다는 걸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이 저성장을 하자 양적 완화, 재정확대 정책, 증세가 이어지면서 경제가 활력을 잃고 국가부채는 치솟았다"며 "그런 길을 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서구 유럽의 복지 선진국도 경제성장과 인구확대 과정에서 지금의 복지정책을 마련했다"며 "경기침체, 인구감소 상황에선 이 모든 설계가 엉망이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법인세를 감면해 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늘려 경제성장을 꾀하겠다'는 박 의원의 생각은 보수정권의 '낙수효과'론과 닮아 있다. 여기에 반대해온 민주당 기조에도 맞지 않다. 삼성의 불법승계 등을 앞장서 비판해온 '재벌저격수 박용진' 이미지와도 사뭇 다르다. 그는 최근 민주당의 종합부동산세 완화 방침에도 반발했다. 29일 본회의에선 재산세 감면 법안 투표 때 기권표를 던졌다.
그런 박용진과 감세를 말하는 박용진은 다른 사람일까. 그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용진이 원래 레프트윙인데 갑자기 오른쪽 돌파도 해? 네. 경기를 이기려고요. 운동장을 넓게 쓰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발상전환의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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