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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할지 감속할지 스스로 판단... K9이 더 똑똑해졌다

[시승기] 회장님 차 이미지 벗은 기아 '더 뉴 K9'

등록 2021.07.13 15:36수정 2021.07.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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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행 중인 기아 더 뉴 K9.
주행 중인 기아 더 뉴 K9.기아
기아의 K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인 K9은 '회장님 차'라는 인상이 짙다. 그만큼 중후한 이미지를 가진 세단이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출시된 '더 뉴 K9'은 이전 보다 젊어진 모습으로 변신했다.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키워 무게감을 살리면서도 헤드램프를 얇게 가다듬어 역동적인 느낌을 줬다. 차의 후면부도 리어램프를 좌우 일자로 길게 퍼뜨려 트렌드를 따라갔다.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경기 포천까지 왕복 90km 구간에서 새롭게 변신한 K9을 직접 경험해 봤다.

K9에 새롭게 적용된 기술 중 가장 궁금증이 컸던 건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PGS)이었다. PGS는 전방 상황을 감지한 후 가속이나 감속 가능성을 미리 파악해 스스로 최적의 기어단으로 변속하거나 엔진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속도를 줄여주는 기술이다. 내비게이션과 전방 레이더, 카메라 신호 등을 활용한다. 기아 측은 K9 출시 당시 이 기술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 최초 적용된 전방 예측 변속, 쓸 만 했지만... 
 
 기아 더 뉴 K9의 후면부.
기아 더 뉴 K9의 후면부. 기아

시승 구간 중 구리·포천 고속도로에 접어든 후 PGS의 작동 방식을 관찰했다. PGS를 활용하려면 드라이브 모드를 스마트로 설정하고 반자율 주행 기능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주행 초기엔 잘 감지할 수 없었지만 차량 흐름이 많아진 구간에서는 앞차와의 간격이 좁혀지자 풋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엔진 브레이크 작동만으로 속도가 줄었다. 계기반에는 '전방 예측 변속'이라는 문구가 떴다. 또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있어 과속 카메라가 전방에 나타날 경우 역시 엔진 브레이크가 작동했다. 하지만 커브 구간에서는 PGS의 존재를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PGS는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쓰임새가 컸다. 고속도로 본선으로 진입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속도를 얻기 위해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자동으로 스포츠 모드로 변환이 됐다. 몸이 시트 뒤로 밀리는 느낌과 함께 순식간에 속도가 제한속도까지 올라갔다. 가속력이 필요한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밟는 것만으로 인위적인 다운쉬프트 없이 강함 힘을 발휘할 수 있어 유용했다.
 
 기아 더 뉴 K9의 측면부.
기아 더 뉴 K9의 측면부.기아

다만 고속도로에서 일반 주행 시 PGS보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훨씬 더 안정적인 주행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두 기술이 하나로 합쳐지겠지만 지금은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 아직까지는 크루즈 기능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다만 PGS는 고속도로 보다는 국도나 시내 주행 등 가감속을 빈번하게 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승에서 인상 깊었던 또 하나는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이다. 고속도로 주행 중 오른쪽에서 대형 트럭이 바짝 붙어 주행하자 K9 스스로 왼쪽으로 핸들을 꺾어 공간을 확보했다. 처음 경험해 보는 기능이라 반대편 차선으로 이탈하는 줄 알고 조금 놀라긴 했지만 미리 알고 활용한다면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묵직하면서도 날렵한 달리기 성능
 
 기아 더 뉴 K9의 인테리어.
기아 더 뉴 K9의 인테리어.기아
차의 가격과 급을 고려하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주행 성능 또한 나무랄 데 없다. 이날 시승 모델은 3.8 가솔린으로, 최고출력 315마력에 최대토크 40.5kg.m의 힘을 낸다. 5m가 넘는 몸집에도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치고 나가는 날렵함이 있어 한마디로 운전하는 재미가 있었다. 주행의 질감은 묵직했지만 둔하지 않았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세단인 제네시스 G80보다 좀 더 묵직한 느낌이었다. G80보다 180kg 더 무거워 한 체급 위로 분류되는 K9의 중량감 덕분이었을 것이다.

플래그십 세단답게 제한 속도를 넘어서는 고속 주행 시에도 풍절음이나 차 하부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이 거의 없었다. 이중유리와 흡차음재를 충분히 쓴 효과다. 특히 속도를 올리기 위해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아도 엔진 소음의 크기가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이날 구리·포천 고속도로를 이용해 포천의 한 카페로 가는 약 45km 구간에선 연비가 리터 당 9.4km로 측정됐다. 이 차의 공인 복합연비(리터당 9.0km) 보다는 좀 더 나왔다. 중간에 앞이 안보일 정도의 폭우가 내리는 구간을 통과하면서 서행하기는 했지만, 비가 흩뿌리는 날씨 탓에 비교적 규정 속도를 지키며 운행한 영향이 컸다.

시승차는 K9 가솔린 3.8 마스터즈베스트셀렉션 4륜구동 프리미엄 모델로 뒷자석 듀얼 모니터와 선루프 등이 적용돼 판매 가격은 8400만원이다.
#K9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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