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싫다고 하셨지만, 나도 가야할 요양병원

[디카시로 여는 세상 시즌4 - 디카시마니아의 디카시 3] 송재옥 디카시 '요양병원'

등록 2021.07.14 16:07수정 2021.07.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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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옥 ⓒ 이상옥

   
아버지가 가기 싫어했던
어머니가 가기 싫어하는
나도 가야할       
- 송재옥 디카시 <요양병원>



디카시 온라인 운동이 처음 시작된 다음 카페 디카시마니아(https://cafe.daum.net/dicapoetry에 발표된 송재옥 마니아의 디카시 '요양병원'이다.

디카시는 자연이나 사물이나 사건에서 극적 순간을 스마트폰 내장 디카시로 찍어서 언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장성, 시사성이 일반 시보다 더욱 강화된다 하겠다.  

이 디카시도 오늘의 세태를 잘 보여준다. 방치된 듯 보이는 화분에서 오늘날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하나로 누구나 거쳐가는 필수 코스 같은 노년의 요양병원의 실태를 환기한다. 한쪽으로 옮겨진, 아니 내팽개쳐진 화분들, 그 중에는 깨어진 것도 보인다. 이것들을 요양병원으로 메타포했다.

디카시는 하나의 이미지를 사진 영상으로 극대화, 초점화함으로써 주제의식 역시 강한 임팩트를 지닌다. 그것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전방위 시제의 언술로써 현대를 살아가는 그 누구도 시간의 문제일 뿐 아무도 예외일 수 없는, 우리가 애써 잊어버리고 싶어하는 정말 불편한 진실을 그려낸다. 과거 요양병원에 가기 싫어했던 아버지. 현재 가기 싫어하는 어머니, 미래 가야할 화자의 실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는가.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진실의 폭로이다.
덧붙이는 글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디카시 #송재옥 #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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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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