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국제법적 관점에서 바라본 군부 쿠데타와 미얀마 민주화운동

등록 2021.07.16 14:21수정 2021.07.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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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시위. ⓒ 미얀마 CDM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평화주의 그리고 미얀마 민주화

우리 헌법은 전문부터 세계평화를 지향하고, 인류 보편적 가치와 평화통일에 대한 열망을 담고 있다. 헌법 전문에는 평화통일의 사명과 세계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 등을 규정하고 있고, 특히 제5조에서는 국제평화 유지와 침략적 전쟁의 부인 등을 제시하여 '국제평화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평화를 사랑하고 지향하는 국가이다. 우리는 분단이라는 비극적 상황에서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여전히 평화를 이루지 못한 지역의 평화와 인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반도의 통일은 민족의 통일을 넘어서 민주주의와 인권, 평등과 자유 등이 보장되는 평화공동체를 실현하는 길이다. 대한민국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필자는 인도적 개입과 보호책임을 중심으로 미얀마 쿠데타와 민주화 운동의 국제법적 관점에서의 해결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국제법적 검토와 의의를 바탕으로 평화의 가치, 평화 감수성, 세계시민의식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한다. 또한, 전보다 발전한 국제 평화공동체의 형성에 우리나라가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미얀마 쿠데타의 배경과 현황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미얀마는 1962년 군사정부가 쿠데타를 통해 지난 53년간 집권해왔다. 군부는 1988년 '랑군의 봄'으로 대변되는 민주화시위를 유혈진압하며, 민주적인 선거를 무효화했다. 또한, 미얀마 독립운동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치 여사를 2010년 11월까지 가택연금해왔다.


가택연금이 종료된 이후,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 NLD은 2015년 총선에서 압승하며 사실상 군부 지배를 종결했다. 아웅산 수치 의 문민정부 1기가 5년 임기가 끝내고, 지난해 11월 8일 총선에서도 NLD가 전체 의석의 83%를 차지하며 문민정부 2기 시대를 열었다.

선거 직후부터, 군부는 유권자 명부가 860만 명가량 실제와 차이가 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였으나, 선관위는 증거불충분으로 기각했다. 이에 지난달 말, 군 대변인과 최고 사령관의 쿠데타 가능성 언급이 나오며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었는데, UN의 우려 표명이 잇따르자, 물러서는 듯했으나 이틀만에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가 만든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군은 비상사태 선포 시 1년간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 그리고, 1년간의 군부 통치가 끝나면 새로운 선거를 열고 승리한 정당에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말했다. 군부는 현재 시위대를 상대로 무차별적 공격을 퍼붓고, 현재 5살 난 어린이를 포함하여 미얀마 시민이 잔혹한 진압으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광주민주화운동과 너무나도 많이 닮은 미얀마 사태

10.26 사태로 박정희 대통령 사망 후 유신 독재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1979년 12월 12일 국군 보안 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의 새로운 군부 세력은 계엄 사령관을 내쫓고 정권을 차지했다.

12.12사태 이후 연말부터 이듬해 봄까지(서울의 봄) 전두환의 사퇴와 계엄령 해제 등을 요구하며, 군부 정권을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었다. 이에 신군부 세력은 계엄령을 전국적으로 확대해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5·17 비상계엄 확대조치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계엄군이 광주에 투입되었다. 그들은 시민과 학생들을 상대로 인권유린, 헬기사격, 탱크 화염방사기 등 초강경 유혈진압에 나섰다. 또한, 민주화 운동 세력을 친북 공산주의의 불순한 세력으로 몰아 국민을 기만하기도 했다.

미얀마 주권, 그리고 국내문제 불간섭문제와 인도적 개입

국제사회는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집단학살과 민간인 학대 등을 금지하는 인권 중심의 법을 제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법률은 국가의 주권과 국내문제 불간섭이라는 국제사회의 중요한 규범과도 충돌해왔다.

자국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주권을 남용하면서, 자국민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그러한 침해와 범죄행위를 주도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경우, 국제사회는 주권과 국내문제 불간섭의 규정을 예외적으로 적용하고 정당하게 개입할 수 있는가? 또한, 심각한 인권 위반을 자행하는 국가에 대해 인권규범의 준수를 강제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모든 국가의 주권은 자국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이러한 의무를지지 못하는 것은 주권을 상실함이 마땅할 것이다. 유엔 헌장에 따르면, 모든 국가들은 인권 보호의 의무를 가진다. 유엔 헌장 내에서 인권의 보장은 평화와 안전의 유지만큼 중요한 위치를 가진다.

유엔헌장 서문과 1(3)조, 55조, 56조는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근거를 통해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민주화 운동에 국제사회의 인도적 개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인도적 개입은 국제관습법상으로 적용될 수도 있다. 1994년 코피아난 사무총장은 르완다에서 발생한 대령학살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일방주의적 개입은 정당하고 합법적이라고 말했다.

대량학살 등의 위험으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려는 인도적 개입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정의롭고 비상적인 조치인 것이다. 인간보호 목적의 군사개입을 인정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허가하도록 할 수 있으며, 유엔안보리 기능을 강화하여, 살상, 테러행위 등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

미얀마 사태와 보호의 책임

2001년 '개입과 국가주권에 관한 국제위원회(ICISS)은 "어떤 한 국가에서 집단학살, 전쟁범죄, 인종청소, 반인륜범죄 등 '대규모의 인명피해'가 저질러지고 있다면, 국제사회가 인권 보호를 위해 군사적으로 인도주의적 개입을 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는 오늘날 국제법상 'R2P(보호책임)로 불린다.

2005년 유엔 정상회의 결의와 2006년 안전보장이사회 재확인을 거쳐 국제규범으로 확립됐다. 이후, 2011년 리비아 사태 당시 무아마르 카다피에 의해 자행된 학살로부터 리비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 1973호는 보호책임(R2P: responsibility to protect)' 원칙을 적용했다.

2001년 ICISS 보고서는 국제법상 보호책임 법리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5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1) 더 이상 희생이 일어나는 것을 막겠다는 올바른 의도(right intention), (2) 다른 모든 비군사적 수단을 동원한 뒤의 최후의 수단(last resort)으로서의 군사개입, (3) 군사개입을 하더라도 그 규모나 개입 기간을 최소화하는 비례적 수단(proportional means), (4) 군사개입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켜 더 심각한 인권침해를 부르지 않아야 한다는 합리적 전망(reasonable prospects)이다.

(2)와 같이 R2P에 입각한 국제사회의 개입은 군사 조치만을 의미하거나, 군사 조치로 직행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국제사회의 집단적 조치의 경우, 외교, 정치, 인도적 차원에서 모든 범위의 비군사적 수단이 우선 적용되어야 하며 무력 사용은 오직 최후의 수단으로서 고려되어야 한다.

미얀마 문제에서의 인도적 개입과 R2P 적용

앞서 언급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현재 미얀마 군부가 의도적, 체계적, 집단적으로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학살하여 대규모 살상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인도적 개입과 R2P요건을 갖춘 것으로 사려된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보유한 중국, 러시아가 이번 사태 대응에서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R2P에 입각한 군사개입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대규모 인명 손실이 발생했다고 생각되는 미얀마 문제에 대한 개입 권한 인정을 신속하게 처리해야만 한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다수 지지가 있는 경우, 군사개입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동의해야만 한다.

미얀마 문제의 R2P 적용은 인간의 고통을 중단시키고 피하도록 하는 다자적 행동은 옳은 의도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안보리가 미얀마 사태와 관련한 R2P를 처리하지 못한다면, 유엔의 권위와 신뢰성이 손상될 수 있다.

또한, 미얀마 시민이 처한 상황의 중대함과 긴급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세계시민의 감수성을 무시한 처사로, 국재사회가 인도주의적 위기를 외면한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나아가 권위의 부재가 아닌 정치적 의지의 부재로 유엔의 역할과 기능은 부정당하고, 비난받게 될 것이다.

평화적으로 시위에 참여한 미얀마 시민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국제법적 관점에서 사안을 주시하고 분석해야만 한다.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미얀마 군부의 시민들에 대한 인권 탑압과 살상을 멈추도록 개입하고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미얀마 #미얀마민주화 #국제법 #R2P #국제평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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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국제법을 전공했으며, 인사혁신처에서 공직자를 대상으로 정부혁신과 적극행정 등을 강의하고 있다. 민주평통(국제정치),통일부(교육),법제처(국제법,행정법),행정안전부(정부혁신,지방재정), 한국원자력환경공단(혁신,일자리,홍보) 등 다수의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최연소 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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