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8일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요새 정치판을 보면서 '아사리판'이라는 말이 불현듯 스쳐 지나간다. '아사리판'은 질서가 없이 어지러운 곳이나 그러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현재 정치판에 비유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적통' 이슈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가량 지난 일을 끄집어 내어, 소위 팩트체크를 한다는 명분으로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상황을 보고 있자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울분이 차오른다.
이는 이낙연 의원이 20여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는가 반대표를 던졌는가' 논란이 핵심인데, 탄핵표결은 무기명 투표다. 이 의원 본인 외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사안이고, 따라서 팩트체크 자체가 불가하다. 이에 이낙연 측에서는 '적자(嫡子) 흔들기'라며 맞받아쳤고, 그뿐만 아니라 민주당 여러 대선 후보들이 자신이 '친노 적자' 혹은 '맏며느리'임을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정치판에서 적법한 혈통 여부는 중요할 수 있다. 전근대 세계사를 살펴봐도 유럽에서는 살리카법(Salic law: 여성의 왕위계승금지법)과 귀천상혼(貴賤相婚) 제도 등을 통해 혈통을 통한 정통성을 다져왔고, 조선왕조 후기에도 적법한 혈통이 없어 온갖 명분과 족보를 뒤져가며 철종을 즉위시켰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21세기 민주공화국에 살아가고 있고, 지금은 '적통'인지 아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시대다. 제도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일정 나이만 지나게 되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보유하게 되어있고, 그 누구라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유권자가 피선거권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한 정치인이 속했던 계파, 정치이념, 일생 등은 큰 평가요소이며, 탄핵 표결 여부도 이에 포함될 수 있다.
대선 후보자의 정치이념, 중요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