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읍리 석불입상궁예가 왕위에서 쫓겨난 이후에도 포천 지역에는 수많은 미륵불들이 남아 있어 미륵신앙의 요람으로 자리매김 했다. 반월성 주위에는 미륵불들이 꽤 남아있는데 포천향교 뒷편의 구읍리 석불입상이 대표적인 예이다.
운민
이제 흙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청성산 정상부를 반월 모양으로 감싸고 있는 반월성의 위용이 한눈에 드러난다. 성의 둘레는 1080m로 만만치 않은 길이를 자랑한다. 문 터는 물론 건물, 우물, 제단들의 시설이 곳곳에 설치된 흔적을 살필 수 있다.
특히 반월성의 장점 중 하나가 막힌 곳 없이 확 트여 전망이 무척 훌륭하다는 것이다. 포천 시내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는 이곳에서 수많은 병사들은 물론이요 아마도 궁예도 이 성벽을 밟고 이 일대를 내려다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든다. 산 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성벽을 한 바퀴 돌아보는 즐거움을 한번 누려보기 바란다.
이제 산 밑으로 내려가 창성산(반월성) 주변을 한번 둘러보려고 한다. 이 일대는 구읍리라는 지명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오랫동안 포천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던 장소다. 먼저 반월성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군내면 사무소가 있는데 여기가 예전에는 포천 관아가 있던 터라고 한다. 1905년까지 포천 군청이 있다가 구읍천, 포천천 너머 포천동으로 이전한 이후 현재는 조용한 동네가 되었다.
하지만 이 주변 문화재의 연륜이 나름 만만치 않다. 군내면 사무소에서 골목길을 따라 깊숙이 들어가면 포천향교가 나온다. 포천향교 자체는 6.25 전쟁 후 새롭게 복원한 것이라 눈길이 크게 가지 않지만 그 뒤편 산길을 따라 걸어서 조금 올라가다 보면 거의 마모되어 형상을 알아보기 힘든 석불이 눈에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