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월 산수림의 노랑 빛깔 짬뽕 국물에 담긴 독특한 맛의 여운이 쉬 아가시질 않는다.
조찬현
중식집에 기본 음식은 짜장면과 짬뽕면이다. 하여 짜장면 한 그릇에 짬뽕 한 그릇, 그것도 삼선짬뽕을 주문했다.
윤기 자르르한 짜장면이 제법 먹음직스럽다. 오이채를 고명으로 올렸다. 잘 비벼서 한 젓가락 맛을 봤다. 풍미가 좋다.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다.
오늘의 주메뉴인 삼선짬뽕이다. 비주얼은 그냥 평범하다. 내용물을 살펴보니 양파와 애호박에 표고버섯, 홍합 살, 해파리, 해삼 등 다양한 식재료가 한데 어우러졌다.
먼저 국물 한술을 떠먹어 봤다. 알 듯 모를듯한 식재료 맛이 약간은 낯설다. 하지만 이내 적응이 된다. 한술 또 한술, 먹을수록 그 독특한 맛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후루룩~' 면의 식감이 유난히 부드럽다. 세 번을 삶아냈다는 면의 맛은 여느 집과 분명 달랐다. 짬뽕 국물과 면이 조화롭다. 식감도 최고다.
삼선짬뽐의 국물맛도 그렇고 세 번을 삶아낸다는 면도 예사롭지 않다. 그 맛의 비결에 대해 식당 대표에게 알아봤다. 그가 물에 불려놓은 마른 해삼을 손질하고 있다.
진 노란색의 짬뽕 국물에 독특한 맛이 느껴지는 삼선짬뽕은 손님들로부터 향신료를 넣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짬뽕 국물을 낼 때는 자신이 직접 만든 고추기름을 사용한다. 고춧가루 적당량에 마늘, 생강, 파를 넣어 만든다.
중식 일은 17세의 어린 나이에 시작했다. 올해로 40년째다. 부산과 서울, 함양을 거쳐 이곳 남원 인월에 왔다. 이 가게 역시 부산에서 처음 만났던 사부의 발자취를 뒤따라온 것이다. 참 끈끈하고 별난 인연이다.
그는 "맛이란 게 손님들의 취향이지요"라고 말했다. 덧붙여 "아무리 비싸도 호박은 꼭 넣어요"라며 호박에 대한 찐 맛을 얘기했다. 건해삼과 호박에서 우러나온 맛이 맛의 중심을 잡아준다며. 모든 음식에 식재료를 아끼지 않고 넉넉하게 사용하는 것도 그만의 비법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말을 듣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이 집 삼선짬뽕 국물 맛이 유독 깔끔했던 거 같다. 노랑 빛깔 국물에 담긴 독특한 맛의 여운이 쉬 가시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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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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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싹 비벼서 한 그릇, 후루룩 또 한 그릇... 맛으로 꽉찬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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