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궐산 곳곳 자연 암벽에 '한자'를 새겨 넣었다.
최육상
<열린순창>은 지난 6월 21일 '용궐산 하늘길, 사고위험 노출' 기사에서 용궐산에서 이뤄지는 공사의 문제점을 보도하고 나서도 <열린순창>은 수차례 용궐산 공사 현장을 둘러봤다.
7월 17일에는 용궐산 하늘길에서 바위에 한자를 새기는 현장을 목격했다. 용궐산 정상 부근의 암벽에 새기고 있는 한자는 당시엔 알아보기 힘들었으나 지난 9일 확인할 수 있었다.
추사 김정희 서체로 된 '계산무진(溪山無盡)'이었다. '계곡과 산은 끝이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외에도 '용비봉무(龍飛鳳舞)', '지자요수 인자요산(智者樂水 仁者樂山)' 등을 곳곳에 새겼거나 새기고 있었다.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으로 유명한 '제일강산(第一江山)'도 새길 예정이다.
"용궐산의 자연 암반을 파헤치며 한자를 새기는 행위는 환경 훼손이라는 주민들 항의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박현수 산림공원과장은 "제가 예전에 '(용궐산) 치유의 숲'을 (조성)하면서 '고사성어 탐방로'를 기획했는데, 용궐산에 볼거리가 없어서 기존에 있던 고사성어에 몇 점을 더해 '고사성어 탐방로'를 조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과장은 이어 "용궐산 하늘길에 (순창 출신) '여암 신경준' 선생과 (순창관 관련이 깊은) '하서 김인후' 선생의 글귀 2점을 추가로 새길 계획으로, 올해는 총 8점 정도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개발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고 협소한 진입로 문제나 하늘길 난간과 데크길 안전사고에 대해 철저히 대처하라고 항의하는 것"이라고 재차 확인하자, 박 과장은 "저희도 주민들의 요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의견을 수용해서 현재는 대형글씨는 새기지 않는 걸로 정하고, 글씨도 최소한으로 축소시켜서 공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용궐산에서 만난 한 주민은 "가파른 암벽을 가로지르는 하늘길은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한데, 순창군청에서 순창군산림조합에 공사를 발주하고 공사 감리조차 안 한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바위에 한자를 새기는 것이 우리 순창과 무슨 관계가 있고 용궐산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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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용궐산 하늘길' 절경은 절경인데... 안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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