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궁궐지붕의 장식가와 형태(창경궁 명정문)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용머리 모양의 장식기와인 취두는 주로 위·아래로 나뉜 두 부분 또는 세 부분으로 분리해 만든 다음, 지붕에 얹을 때는 쇠못으로 상하를 고정해 연결했다. 잡상은 추녀마루 위를 장식하는 여러 가지 모양의 기와로 장수상을 맨 앞에 배치한다.
발견된 취두는 높이 103cm, 최대너비 83cm다. 눈을 부릅뜨고 입을 크게 벌린 용의 머리 위에 작은 용 한 마리와 나선형의 음각선(오목새김한 선)이 표현되어 있다. 용의 얼굴은 입체적이고 사실적이면서 위엄이 있으며, 비늘이나 갈기, 주름의 표현이 정교하다.
이 취두는 중국 명나라(1368~1644년) 사찰인 지화사(智化寺, 중국 북경에 있는 사찰로 1443년에 왕진이 세운 개인 사원)의 정문(正吻, 중국 명·청대의 장식기와로 사자머리를 한 짐승이 눈을 부릅뜬 채 입을 벌리고 용마루를 물고 있는 형상)과 유사하다. 2008년 화재로 소실되기 전 숭례문에 놓인 취두의 형태와 문양이 같다.
장수상은 높이 30cm, 최대 너비 22cm 크기다. 몸에 갑옷을 두르고 좌대(座臺, 기물을 받혀 얹어놓은 대)에 앉아 무릎 위에 가볍게 손을 올린 모습을 하고 있다. 인물의 움직임에 생동감이 있으며, 갑옷 비늘이 섬세하게 표현됐다. 경복궁이나 회암사지에서 출토된 조선 전기의 장수상과 형태, 문양 표현 방식 등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