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비어있는 교실 모습입니다. 불가피하게 학부모 공개수업 또한 줌수업으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진혜련
학부모 공개수업도 줌수업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 계획은 대면수업을 학부모에게 줌으로 실시간 중계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단계가 격상되면서 전격 원격수업으로 전환되었고 어쩔 수 없이 공개수업 방법도 바뀌게 되었다. 결국 아이가 가정에서 줌수업 하는 것을 학부모가 직접 참관하는 방식으로 학부모 공개수업을 하게 되었다.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는 학급 줌주소로 접속하여 참관하게 했다.
공개수업이 시작되었다. 화면 속 아이들 옆으로 언뜻언뜻 학부모님이 보였다. 나는 다 같이 인사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도 화면에 보이도록 앉아달라고 했다. 아이들은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고, 부모님들은 양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해 주셨다.
화면은 아이들과 부모님들로 꽉 찼다. 비록 온라인 공간이긴 하지만 마스크를 벗고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 장면은 낯설면서도 설렜다. 나는 부모님이 화면 밖에서 자녀의 수업을 지켜보기로 했던 공개수업 방식을 조금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머님, 아버님. 우리 같이 수업해요."
수업 주제는 '나'를 다른 것에 빗대어 표현하기였다.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내가 먼저 시범을 보였다.
"선생님은 41번 버스 운전사예요. 저마다 빛나는 스물네 명의 아이들을 태우고 꿈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죠. 버스 번호가 41번인 이유는 우리반이 4학년 1반이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나'를 비유하는 문장을 만들어 비공개채팅으로 보내 달라고 하였다. 채팅창에 아이들의 댓글이 속속들이 올라왔다.
'나는 매콤하고 칼칼한 떡볶이입니다.'
'나는 많이 써서 뜨거워진 핸드폰입니다.'
'나는 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입니다.'
솔직하며 화끈한 성격을 가진 수연이는 매콤하고 칼칼한 떡볶이로, 정보통신 기기에 관심이 많고 뭐든지 열심히 하는 도원이는 뜨거워진 핸드폰으로, 구속받는 것을 싫어하고 목소리 톤이 높은 지민이는 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로 자신을 표현했다. 개성을 담아 기발하게 표현한 아이들의 댓글을 보고 나는 연신 감탄하며 칭찬했다. 잠시 후 부모님이 쓴 댓글도 볼 수 있었다.
노력하고 애쓰는 마음이 느껴진 부모님 댓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