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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여성들 '부정출혈' 호소..."임상시험서 고려되지 않아"

전문가들 "심각한 부작용 아니지만, 설명 필요"...질병청 "자료 수집해 인과관계 조사"

등록 2021.09.01 20:36수정 2021.10.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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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9세 연령층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8월 26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시민이 접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한국에서도 18~49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월경 이상반응' 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월경 주기가 앞당겨지거나 미뤄지고, 월경 양이 불규칙하다거나, 심한 경우 월경 주기가 아님에도 하혈을 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SNS 상에 백신 접종 후 월경과 관련한 몸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여성부정출혈(하혈)을 코로나19백신 부작용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여성에게는 생리기간이 아닌 시기에 발생하는 하혈은 가장 공포스러운 일인데도, 코로나19 부작용으로 인정받기는커녕 신고대상조차 되지 않고 있다"라며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많은 여성들이 접종 후 부정출혈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많은데도 사례연구도 없고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증상이라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여성의 몸은 임상시험에서 고려되지 않았다"

“여성부정출혈(하혈)을 코로나19백신 부작용으로 신고할수있도록해주세요”라는 청원 내용 ⓒ 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처


이미 외국에서는 백신 접종 후 월경 이상반응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었다. 월경불순, 완경(폐경)된 여성이 다시 월경을 시작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이상반응으로 꼽혔고, 언론이나 보고서를 통해서도 사례들이 꾸준히 보고됐다. 영국의 <더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보건당국은 월경 이상반응에 대해 지난 5월 17일까지 약 4000 건의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세인트 워싱턴 의과대학의 캐서린 리 박사와, 일리노이 대학 인류학과의 캐서린 클랜시 박사가 공동으로 미국 여성 14만 개 이상의 월경 이상반응 사례를 수집했다. 지난 8월 미국 NPR(공영 라디오 방송국)에 출연한 캐서린 리 박사는 "초기 코로나 연구가 임신 이외에 생식 건강에 대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았다"라며 "그것은 그들(여성)의 몸이 임상시험에서 고려되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캐서린 리 박사는 지난 7월 영국의 <메디컬 뉴스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진이 백신이 월경 주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진이) 월경에 대해 물어볼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은 실수다. 백신 실험의 역사를 보면 백인이 아닌 여성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임상실험에서 아주 오랫동안 제외됐다"면서 "오늘날까지도 연구자들은 태아에게 아직 존재하지 않는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임신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제외한다"라고 강조했다.


NPR에 따르면 백신 접종 초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백신 회사들은 '월경 이상'이 백신과의 인과성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나 보도가 이어지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이 월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위해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백신의 어떤 특성이 월경 이상반응과 관계가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자궁내막 역시 면역체계의 일부이므로, 백신 접종이 면역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 개인의 호르몬이나 스트레스 증가에 의한 영향이라는 가설도 있다.

한국의 질병관리청 역시 월경 이상반응에 대해서는 아직 사례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1일 기자단 백브리핑을 통해 "월경 이상에 대한 연관성이 공식적으로 국외에서 제시된 바 없지만, 당국이 자료를 수집하고 신고해서 그에 대한 연관성, 인과관계가 있으면 이른 시일 내 안내하겠다"라고 밝혔다.

"장기적이고 중대한 부작용 아니지만, 사전 설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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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청장년층(18∼49세) 백신 접종이 시작된 8월 26일 오전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을 살피고 있다. ⓒ 연합뉴스

다행인 점은 현재까지 월경 이상반응이 혈전과 같은 '중대한 부작용'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점이다. 캐서린 리 박사는 NPR 인터뷰에서 "예방접종 후 많은 사람들이 월경 주기에 예상치 못한 시기에 출혈이 일어나거나, 혹은 출혈이 심하다고 보고했다"라면서도 이러한 변화들이 "짧은 시기에 일어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캐서린 리 박사와 캐서린 클랜시 박사는 <메디컬 뉴스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임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코로나19 감염이 백신 접종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라고 강조했다. 짦은 기간에 영향을 미치고, 중대한 부작용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출혈양이 많은 사례 일부가 있지만 자연스럽게 호전이 되므로 심각한 부작용으로 분류되지 않았다"라며 "생리와 관련된 질환이 있다고 해서 접종 제한을 할 정도로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대부분 (이상반응은) 아주 일시적이고 단기적으로 지나간다"라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백신 접종과 관련성 있어보이는 이상반응이긴 하나, 그 기저를 명확히 설명 못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빈도나 중증도가 낮다보니까 이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깊은 연구가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윤정원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 전문의 역시 "현재 부정출혈, 생리주기 이상, 생리량 변화 등은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변화라고 봐야 한다"라며 "백신 접종이 생식 기능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 조사를 통해 쌓인 데이터가 없다"라고 밝혔다.

윤 전문의는 "백신은 득이 실보다 훨씬 크다. (월경 이상반응이) 장기적으로 몸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라면서도 "접종하기 전에 있을 수 있는 증상으로서 안내가 되어서, 불안감을 해소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월경 #백신 #임상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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