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커피, 아이스커피, 아메리칸 커피... 모두 일본식 영어

일본이 잘못 만든 일본식 영어,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5)

등록 2021.09.06 09:54수정 2022.05.2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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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커피
아이스커피pixabay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대단하다. 일찍이 대한제국 고종 때부터 이미 커피의 인기는 높았다.

미국에는 '아메리칸 커피'가 없다. '아메리칸 커피'라는 명칭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아메리칸 커피'란 세계 기준이 되는 커피감정사 용어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아메리칸 커피, 일본에서 만든 영어

미국에서 '아메리칸 커피'를 주문하면 잘 알아듣지 못한다. 미국에 가서 '아메리칸 커피'를 달라고 하면 주문받은 사람은 "What???"이라고 물으며 당황해한다. '미국산 콩을 볶은 커피'를 달라는 것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정작 미국, 아메리카에는 '아메리칸 커피'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미국인이 한국 음료수 가게 와서 "한국인 주세요"라고 주문하는 것과 같다.

'아메리칸 커피'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만든 일본식 영어다. 미국은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 보스턴 차 사건 이후 영국으로부터 차가 들어오지 않자 홍차 대신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아메리칸 커피'는 미국인들이 연하게 탄 커피를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연하게 타는 커피를 일본 사람들이 미국식 커피라 생각하여 만든 명칭이다. 즉, 아메리칸식 커피인 것이다. 평소 생각하고 있는 '아메리칸 커피'는 'weak coffee' 혹은 'mild coffee'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아메리칸 커피' 달라고 하는 대신 "I'd like weak coffee."라고 주문하면 알아듣는다.

브랜드커피, 아이스커피, 베엔나커피... 모두 일본식 용어

'브랜드' 커피란 말도 일본식 영어이다. '혼합된 커피', '섞인 커피'라는 의미의 blended coffee라고 해야 하고, 그냥 단순하게 'coffee'라고 해도 된다.


'아이스 커피' 역시 일본식 영어로서 'iced coffee'가 정확한 영어 표현이 된다.

'비엔나 커피'란 말도 일본이 만든 일본식 외래어다. '비엔나 커피'란 오스트리아 수도인 '빈(Wien) 풍(風)의 커피'란 뜻으로 일본식 발음으로 이뤄진 조어(造語)이다. 하지만 정작 오스트리아의 빈에 가서 '비엔나 커피'를 주문해도 알아듣지 못한다. 정확한 영어는 "coffee with whipped cream"이다. '비엔나'라는 발음에 집착하면, 자칫 커피 대신 소시지를 먹게 될 수 있다.  
#아메리카노 #비엔나커피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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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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