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름 오르는 길에서 만난 풍경.제주 서부의 풍경이 눈 앞에서 환하게 펼쳐진다.
노시경
금오름 정상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도 않고 경사가 완만해서 주변의 나무들을 보며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길 옆, 바람이 잘 통하고 어두운 곳에는 새로 피어나 매력적인 고사리가 잔뜩 자라고 있었다.
서울에서 직장 선배가 알려준 산초 잎 냄새도 맡아보고, 산초 맛도 보며 위로 향했다. 울창한 삼나무, 비자나무, 자귀나무의 숲이 밀림이 되어 이어지고 있었다. 금오름 올라가는 초입길은 울창한 숲 속에서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는 길이다. 발걸음을 조금씩 내디딜 때마다 제주 서부의 풍경이 눈 앞에서 환하게 펼쳐졌다.
금오름은 오르기가 어렵지 않아서 정상까지 15분~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도착할 수 있었다. 금악오름으로도 불리는 금오름은 흙이 검은 빛을 띠고 있어서 검은 오름이라는 뜻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또한 금오름의 '금'은 어원상 고어의 '신(神)'이란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름을 통해서도 옛날부터 신성시되어 온 오름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