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 수동면 소재 함양울산 고속도로 구간 '수동터널' 공사 현장.
최상두
대책위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규정 속도를 위반한 덤프트럭들이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를 마구 달린다. 이때 트럭에 적재된 자갈이 도로에 떨어지고 흙먼지가 마을 전체를 뒤덮었지만, 주민들은 이 공사가 국가를 위한 국책사업이므로 불편을 감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난 2020년 8월 8일 큰 사건이 일어났다. 공사 차량이 지나가기 위해 복개한 도랑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댐이 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라면서 "당시 엄청난 양의 황토물이 가옥을 집어삼킬 듯이 마을을 휩쓸고 지나갔다. 이에 공사 관계자들이 새벽에 마을 주민들을 깨워서 마을 회관으로 대피를 시키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대책위는 "쌍용건설과 현장 책임자는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고 재발 방지대책을 세우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2021년 여름 똑같은 사태가 벌어졌다. 대책위는 "이번에도 공식적인 사과와 대책 마련은 없었다"며 "그러는 사이 버들치와 다슬기가 살던 개울은 비가 조금만 오면 흙탕물로 변했고, 토사가 밀려 내려가 남강(남계천)에 쌓이면서 하천의 물길이 변했다. 환경 파괴뿐만 아니라 남강의 생태계까지 교란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7월부터 시작된 터널 공사 발파에 대해서도 대책위는 "아무 예고도 없는 지진을 하루에도 몇 번씩 겪게 된 것"이라며 "발파로 인한 진동과 소음으로 가축들이 폐사하고 주민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마을에서 요양 중인 환자는 재입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쌍용건설은 조만간 마을 뒤편에 설치한 암석파쇄기를 굴착공사가 끝날 때까지 가동할 예정이다라고 했다"면서 "암석을 파쇄하면서 나올 먼지와 분진이 바람을 타고 온 마을을 뒤덮을 것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