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영남루 마당에 '친일파 박춘금 단죄비' 세워야"

김영진 경남도의원, 5분자유발언서 '밀성대군지단' 지적... "1급 토착왜구"

등록 2021.10.21 17:45수정 2021.10.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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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영남루 마당에 있는 밀성대군지단. ⓒ 감영진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춘금(1891~1973, 朴春琴)이 완력으로 밀양 영남루(보물 147호) 마당에 세운 밀양박씨 문중의 시조단소(밀성대군지단, 密城大君之壇)를 옮기고, 그곳에 '박춘금 단죄비'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경남도의회에서 나왔다.

김영진 경남도의원은 21일 오후 열린 경남도의회(의장 김하용) 제38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자유발언을 통해 이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가 보물 영남루 마당 한복판에 개인 성씨 문중 시조단소가 세워져 있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다.
  
단소는 제사를 올리는 단이 있는 곳을 말한다. 김 의원은 "뒤편은 영남루고, 앞은 밀성(밀양) 박씨 시조를 모신 밀성대군지단인데, 1급 민족반역자 박춘금이 완력으로 세운 석조 단소다"라고 설명했다.

그 뒤편에는 단군시조 이래 우리나라 8왕조 시조 위패를 모신 천진중(경남도 문화재 117호)이 있다.

김 의원은 "국가 보물과 도문화재가 있는 국유지 안 마당에 개인 문중 시조단소가 버젓이 터 잡고 있다니 이해가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춘금은 최고 악질 1급 민족반역 토착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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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경남도의원. ⓒ 경남도의회 배동근


이곳에 밀양박씨 시조단소와 비석을 건립한 때는 1925년이고 박춘금이 세웠다는 것이다. 박춘금은 일본 제국의회 중의원(국회의원)을 두 번 지낸 유일한 조선인이다.

김 의원은 "박춘금은 일본인보다 더 뼛속 일본인 행세를 한 토착왜구며, 조선인에게 가장 잔인한 자였다"며 "시조단소는 조선총독부를 등에 업은 박춘금이 박씨 문중을 만방에 과시하고자 세운 '일본식 무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밀성 박씨 시조, 밀성대군 묘는 1922년 이전까지는 몰랐으나 어떤 사람이 영남루를 산책하다 뼛조각을 발견한 후, 영남루에 조상을 모실 거냐 말 것이냐로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며 "박춘금은 그때 박씨 문중 최고 어른께 권총을 겨누고, 영남루 안 마당에 시조단소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일본 신사 앞에서 절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밀양 무봉산 중턱에 세워져 있던 일본신사와 직선거리로 열까지 맞춰, 마치 일본 왕실과 신궁을 향해 머릴 조아리는 모습"이라고 했다.


박춘금 단죄비는 강원도 정선 화암동굴(천포금광) 출구와 부민관 폭파의거 터인 서울시의회 앞에도 서 있다고 한 김 의원은 "그는 최고 악질 1급 민족반역 토착왜구로 전국에서 원성이 빗발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밀양박씨 문중을 향해 "2002년 밀양에 묻혀 있던 박춘금 무덤은 파헤쳐 파묘되고 송덕비도 철거됐지만, 영남루 안 마당에 박춘금이 완력으로 세운 시조단소를 이제 결단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그는 밀양시를 향해서도 "96년 동안 국유지 안 마당에 밀성 박씨 시조단소가 지금까지 존재한 시시비비를 가려내야 한다"며 "관행으로 계속 묵인할 것인지, 이제 똑바로 잡아야 할 것인지, 독립항쟁 성지 밀양시답게 옹골지게 판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영진 의원은 경남도에 대해 "경상남도 일제잔재 청산 조례안에 근거해 국가 보물과 문화재가 있는 국유지인 영남루 안 마당에 밀성대군지단 실태를 조사하고, 박씨 문중과 밀양시 결단을 따라 결정해야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박춘금 단죄비 설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종합유선방송 발전 지원 조례안 등 55건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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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본회의. ⓒ 경남도의회 배동근

 
경남도의회(의장 김하용)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10일간의 임시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5분 자유발언에서 김성갑 의원은 "조선소가 살아야 경남이 산다", 김진부 의원은 "지역경제 살리기, 지역업체 공공조달부터 시작하자", 송순호 의원은 "도립대학의 무상교육 실시를 촉구한다", 백수명 의원은 "경남도의 돌봄체계는 지속 확대 운영되어야 한다", 김호대 의원은 "근시안적 교육행정, 이대로 좋은가", 손태영 의원은 "도심지 주차난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남택욱 의원은 "인재개발원, 경남 지리적 중심지인 의령으로 이전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경남도의회는 지역종합유선방송 발전 지원 조례안, 한국섬박물관 설립을 위한 대정부 건의안 등 조례안 31건, 동의안 21건, 건의안 3건 등 총 55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경남도의회는 11월 2일부터 12월 14일까지 43일간 제390회 정례회를 열어 행정사무감사, 도정질문, 추경예산안, 2022년도 예산안 심의 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경남도의회 #영남루 #친일파 박춘금 #김영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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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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