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이상 소견이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박예슬, 김재원 씨.
박예슬 제공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예슬 : "저는 요가 강사도 하고 연극도 하고 글과 그림으로 제 생각을 표현하기도 하는, 요즘 말로 'N잡러'에요. 마침 제가 하는 이런 다양한 일들을 사람들에게 편하게 보여줄 기회를 얻게 된 덕분에 제 책 <이상소견이 발견되었습니다>를 전시 프로그램으로 만들었어요. 이제 '전시 경험도 있는 작가'라고도 소개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재원 : "이번 전시를 전반적으로 기획한 김재원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을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성향 덕분에 이번에 예슬님과 전시를 함께 기획하게 되었고요. 현재는 부모님과 함께 인쇄소를 운영하는 중입니다."
- 작년에 <이상소견이 있습니다> 책 인터뷰를 했었죠. 책과 동명의 전시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예슬 : "독립 출판물의 형태로 제 생각을 사람들에게 나누는 건 제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한 번 그렇게 하고 나니까 다른 방향으로도 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나서 전시나 공연을 해야겠다 싶었죠. 그런데 코로나 19로 인한 거리두기 4단계 때문에 극장 아닌 곳에서 공연하는 게 어려워졌기도 했고, 이번에 서울문화재단의 코로나19 예술인지원사업인 <SEARCH_예술적 거리두기 해제법>에 선정된 덕분에 전시를 먼저 추진하게 됐습니다."
- 재원님은 어떻게 해서 이 전시 기획에 참여하게 됐나요?
재원 : "제가 경제학 석사를 졸업한 뒤에 관심을 두던 분야가 지식 콘텐츠 개발이었어요. 인쇄소에서 일하다 보니까 종이를 통해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이 고민을 지인과 나누다가 예슬님을 소개받았어요. 자기 주변에 독립 출판물을 낸 사람이 있는데 같이 이야기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이전에 했던 활동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홍보하는 업무들이었어요. 처음에 예슬님한테 전시 기획을 제안받았을 때는 예술품 전시를 해본 적이 없어서 당황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제 대부분의 이력이 기획 업무였더라고요(웃음). 그래서 형태는 다를지라도 표현하는 방식은 비슷할 것 같아서 수락했죠."
- 이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재원 : "문체가 되게 유머러스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게 단순히 재미로만 여기기에는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제 가족 중에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있는데, 저는 같이 살면서 그들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었던 건 피상적인 부분이었다고 느끼게 됐어요. 여성들이 많이 겪는 고통과 걱정,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 등에 대해서요."
-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었나요?
재원 : "저는 '이상 소견이 발견되었으니 병원을 찾아오라'고 문자를 받은 게 좀 충격적으로 다가왔어요. 우리가 예상치도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걸 늘 생각하면서 살지는 않잖아요? 청천벽력 같은 소식 앞에서 대처를 못 하고 있을 수도 있는데 예슬님 본인은 자기 앞에 들이닥친 문제들을 의연하게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읽혔어요."
- 이번 전시에서 준비된 내용이 궁금합니다.
예슬 : "전시회 <이상 소견이 있습니다>는 크게 글, 그림, 목소리 세 파트로 구성이 됩니다. 제가 이것저것 하는 'N잡러'인 것처럼 이 책이라는 콘텐츠를 어떻게 하면 다방면으로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에요. 인상 깊거나 여운이 짙겠다 싶은 문장들을 뽑았고, 책 안에 있는 삽화들을 전시할 거예요. 이 책을 읽은 일러스트레이터 두 분을 섭외해서 책에서 영감을 받아서 그린 그림도 있습니다. 또, 저와 인연이 있는 11명의 배우가 직접 책을 낭독했는데요, 그 목소리도 전시 공간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재원 : "저는 우리의 몸을 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으로 '저도 이상소견이 있습니다'라는 대화 프로그램을 기획했어요(
대화 프로그램 신청링크). 보통 '몸의 기억'이라고 하면 아팠던 일에 치중되는 경우가 많은데,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대화를 통해서 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