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부산 쇼룸의 내부는 아파트의 거실을 개조한 공간이다.
이승용
집과 집 사이에 위치한 쇼룸은, 공간의 활용성을 전복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오래된 아파트를 또 하나의 매장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새롭다. 같은 것을 바라보며 다른 것을 떠올리는 순간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것처럼, 같은 공간 속에서 다른 가능성을 찾아내는 순간 새로운 브랜딩이 태어난다.
가구 제조 브랜드 '이케아' 영국에서는 "THE BIG SLEEP OVER"라는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다. 100명의 소비자를 초대해 이케아 매장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게끔 한 이벤트였다.
사람들은 이케아의 침대에 누워 매장에서 숙면을 취했고, 수면 관련 가구들의 편안함을 독특하게 알릴 수 있었다. 매장을 침실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캠페인이었다. 공간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브랜드에겐 그만큼의 참신함이 따라온다.
▲ IKEA BIG Sleepover ⓒ IKEA UK
'대림맨숀'은 논픽션의 쇼룸 말고도 다른 브랜드들의 팝업 스토어 등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낡은 아파트 속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공간이 생긴 것이다. 매장의 인테리어가 공간의 내피라고 한다면, 매장의 입지는 공간의 외피와도 같다.
어디에서 우리 브랜드를 경험하게 할 것인지를 정하는 건, 브랜드에게 어떤 옷을 입혀줄지를 고민하는 일과도 비슷하다. '대림맨숀'은 어느새 트렌디한 브랜드들을 품어주는 근사한 옷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