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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만에 세워진 '인천상륙작전 월미도 희생자 위령비'

진실화해위 권고 13년 만의 결실...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 "슬픔 접고 새로운 시작 준비"

등록 2021.11.03 11:49수정 2021.11.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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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후 71년이 지난 2021년 11월 2일, 당시 희생된 월미도 원주민을 비롯한 민간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위령비가 인천시 중구 월미공원 내 제물포광장에 건립돼 제막식을 가졌다. ⓒ 최도범

 
1950년 9월, 한국전쟁의 전황을 바꾼 인천상륙작전 과정에서 희생된 월미도 원주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인천상륙작전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이 2일, 인천시 중구 월미공원 제물포마당에서 거행됐다.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원회가 주최·주관하고 인천시와 인천시 중구, 인천게릴라뉴스, 참살이미술관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한인덕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원회 위원장, 박남춘 인천시장, 정근식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 홍인성 인천시 중구청장, 박상길 인천시 중구의회 부의장, 지역구 국회의원인 배준영 의원(국민의힘)을 대신해 이종호 인천시 중구의회 도시정책위원장, 정동준 인천시 중구의원, 김복영 전국유족회 회장, 오원록 전국유족회 전 회장, 유족, 시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제막식에서 한인덕 위원장은 유족을 대표한 인사말을 통해 "인천상륙작전으로 우리 가족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에게 오늘이 있음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로 그날의 진실이 밝혀졌고 그 희생을 기억하고자 오늘 71년 만에 위령비를 세운다, 소중한 가족에 대한 기억은 귀향을 위해 살아온 우리 회원들의 버팀목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들은 오늘 슬픔을 접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자 한다"며 "우리들이 염원해 온 귀향을 위한 우리들의 행보는 오늘 세워지는 위령비에서 새롭게 역사적 근거를 가지고 시작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상륙작전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에서 한인덕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최도범

 
"전쟁의 아픔 치유하고 평화의 소중함 알리는 일에 더욱 노력할 것"

이어진 추념사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은 "전쟁의 포화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가슴을 추며 살아온 원주민 여러분을 생각하면 왜 좀 더 빨리 이런 자리를 만들지 못했을까 송구함부터 앞선다"며 "늦었지만 오늘 위령비 제막식을 계기로 원주민 여러분의 희생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근식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은 "2008년 1기 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기 월미도 폭격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주민들이 겪은 재산상의 피해는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권고를 했다. 이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희생자 위령비를 제막할 수 있게 됐지만, 월미도 주민들의 마지막 숙원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며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미 이루어진 진실규명과 권고를 존중하며 이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신은호 인천시의회의장은 "1950년 한국전쟁 시기 월미도 미군폭격사건은 인천시민 모두가 기억해야 하고 유족 여러분의 고통을 나누어 짊어져야 하는 슬픈 역사의 한 페이지이다. 지금의 살기 좋은 도시, 인천이 있기까지는 여러분의 아픔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인천시의 밝은 미래는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치유하는데서 시작될 것이다. 인천시의회는 앞으로도 인천시를 지켜주신 어르신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홍인성 인천시 중구청장은 "시간이 지나도 억울하게 희생된 원주민들의 한과 슬픔은 여전히 아물지 않는 생생한 아픔으로 남아있다. 어떠한 위로의 말씀으로도 그 아픔을 다 달랠 수 없겠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안고 오랜 세월을 견디어 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아음 깊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월미도 원주민들의 살아생전에 고향에 돌아가고자 했던 마지막 염원을 우리 마음속에 깊이 새겨서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한국전쟁의 비극과 전쟁의 참혹함을 함께 공유하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결의를 다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원회는 '인천상륙작전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을 기념해 위령비 건립에 노력한 공로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박남춘 인천시장, 홍인성 인천시 중구청장, 안병배 인천시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사진은 한인덕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원회 위원장(왼쪽)이 박남춘 인천시장(오른쪽)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모습. ⓒ 최도범

 
특히, 이날 행사에서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원회는 위령비 건립을 비롯해 희생장들의 명예회복과 유가족을 비롯한 월미도 원주민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한 공로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박남춘 인천시장, 홍인성 인천시 중구청장, 안병배 인천시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편, 지난 2008년 2월 26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월미도 미군 폭격 사건'에 대해 ▲미국과의 협상 권고 ▲위령사업의 지원 ▲월미도 원주민의 귀향 지원 등을 권고하고, ▲가족관계등록부 작성 및 정정 ▲공식기록에 등재 ▲외교적 노력과 군인 및 각급 학교 대상 교육 등의 법적·제도적 정비조치를 할 것을 결정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천게릴라뉴스(www.ingnews.kr)에도 실립니다.
#인천상륙작전 #월미도 원주민 희생 #위령비 제막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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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인천사람입니다. 오직 '인천을 위한 언론', '인천과 인천시민의 이익에서 바라보는 언론'..."인천이 답이다. 인천주의 언론" <인천게릴라뉴스> 대표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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