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의 뒷길로 난 단풍 코스삼청공원, 명륜당, 와룡공원 산책 루트
이상헌
산책의 시작은 안국역 2번 출구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도보로 약 15분쯤 걸으면 삼거리 길에 감사원과 삼청공원, 중앙중학교가 모여 있다. 만약 시간을 아낄 요량이라면 마을버스(종로02)를 타고 감사원이나 종점(성대 후문)에서 하차하면 된다.
삼청공원에는 정몽주와 어머니의 시조비가 있어 살펴보는 재미가 있으며 숲속도서관에서는 책과 함께 간단한 음료도 마실 수 있다. 봄철에는 화사한 벚꽃 아래로 호젓한 산책을 즐길 수 있고 가을날에는 단풍이 화사하게 물들어간다.
▲ 궁궐의 단풍 뒷길, 명륜당, 와룡공원, 삼청동 ⓒ 이상헌
삼청의 지명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소격서(昭格署, 도교 의식을 행하던 관청)가 있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물과 숲, 인심이 맑아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으나 지금의 경복궁 우측 소격동이란 명칭으로 볼 때 전자에 더 무게가 실린다.
상(은)나라가 멸망하고 주나라가 세워지는 혼란기를 다룬 역사 판타지 소설 봉신방(봉신연의)에는 도교의 여러 신선들이 등장한다. 하늘에 주재하며 온 세상의 조화를 이루는 삼신을 가르켜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이라 한다.
여기에 인격화된 신성을 부여하여 각기 원시천존, 영보천존, 도덕천존이라 부르기도 한다. 도교의 시조인 노자가 바로 도덕천존이며 태상노군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조선시대 때 도교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관청이 바로 소격서다.
한적한 숲속도서관에서의 풍류
삼청동(三淸洞)에서 바로 위쪽의 삼청터널을 지나면 바로 숙정문이 나오는데 도보로는 갈 수 없다. 청와대를 내려볼 수 있는 북악산길이라 진입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막혀있던 일부 구간을 오픈하고 있으니 서울 시민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해 주고 있다.
삼청공원 산길을 타게 되면 숙정문 말바위 안내소에서 출입증을 발부받아 북악산 둘레길을 거닐어 볼 수 있다. 이쪽 길은 언론에 많이 보도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으므로 호젓한 산책을 원한다면 와룡공원 방면으로 내려오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