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일, 서울 포스코센터 앞. '기후악당, 노동악당, 인권악당 포스코 적폐청산, 최정우OUT/ 기자회견.
참여연대
앞에서 서술한 것처럼 국민연금은 2022년 ESG 관련 투자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실상은 기업을 좋은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열쇠로 ESG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ESG 요소를 충족하지 못할 시 해당 기업의 투자를 철회하는 개념이다. 즉 ESG 투자란 소위 말하는 '죄악주'(주류·담배 판매나 카지노 운영 등으로 사회적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장사의 주식)를 배제하며, 경제적 성과에 긍정적으로 관련되는 경우에만 고려된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가 2020년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 담긴 내용도 석탄 연료를 사용해 얻은 매출이 25%가 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 약속이었다. 그런데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일부 언론 등은 연금사회주의라는 말로 이러한 경향을 매도해 왔다. 어찌 보면 무엇보다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현상이 바로 이 스튜어드십 코드와 ESG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단언컨대 현재 한국 재벌대기업의 낙후된 지배구조 등을 비춰볼 때 ESG 지표에 맞춰 좋은 점수를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9대 대선 공약으로 총수일가에 의한 기업 불법·편법 지배 및 상속 방지, 소액 주주들의 이해관계 침해 방지, 사외이사 임명 등의 사안에 대해 국민연금의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재벌총수가 절대 권력을 가지고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휘두르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여전한 상황에서 ESG투자는 허무한 ESG워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래 참여연대가 중점대상 기업으로 꼽고 그동안 문제를 제기해 온 기업들만 투자에서 배제해도 국민연금이 투자할 기업들이 거의 남지 않을 것이다. 이에 다시 한 번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즉 문제 있는 기업에 대한 이사 후보 추천, 주주대표소송 등을 촉구한다.
무조건적인 투자 배제보다는 국민을 대표한 주주로서의 책임감 있고 적극적인 자세를 기대한다. 국민연금은 단순한 이익을 추구하는 기금이 아닌, 우리의 노후와 미래를 위한 기금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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