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궐도' 내의원약방(내의원)이 표시되어 있는 궁궐 그림
문화재청
왕족의 의술을 담당한 내의원에서는 왜 '술'을 관리 했을까? 내의원에서 술을 사용하는 것은 술로 먹는 약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로 약을 먹는 경우도 있지만 술과 같이 먹는 약도 있다. 술로 약을 먹으면 약효가 빨리 확산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술의 역할은 약의 흡수를 빨리하는 역할 이외에 물에는 침출되지 않는 한약재의 유용성분을 알코올이 잘 추출되도록 도와준다. 이런 이유로 한약재를 술에 담궈 볶거나, 술에 씻어 사용하거나, 술로 볶아 쓰거나 아니면 술과 함께 찌기도 한다.
궁중에서의 한약과 술에 대한 연관성이 백성들에게도 반영되어 한약재를 사용한 술들이 많았다. 구기자나 인삼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한약재를 이용해서 술을 만들었다 해도 과장이 아니다.
2000년대 초에 우리나라의 약주 열풍을 몰고 왔던 제품 역시 12가지의 한약재를 사용해서 만든 술이었다. 당시 그 술을 좋아했던 많은 이유 중에 건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 이유도 있었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과거 집에서 식사와 함께 반주를 마시고는 했다. 이러한 반주로 사용하기 위해 집집마다 다양한 한약재나 과일에 소주를 담은 침출주도 유행을 했다. 이러한 것 모두 술을 이용해 건강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으려는 심리였던 것이다. 이제 술을 약으로 마시거나 건강을 위해 마시는 사람은 없다. 지금 술은 누가 뭐래도 건강을 해치는 물질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듯 이제 술의 역할이 바뀌어 가고 있다. 술 자체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매체로 사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사람들은 술을 교류의 도구와 함께 즐기는 도구로 사용한다.
연말이면 주체하지 못하고 마시던 술 문화는 이제 사라지고 지인이나 친구끼리 가볍고 부담 없이 마시는 술 문화로 변하고 있다. 변화하는 술 문화에 적합한 것이 전통주가 아닌가 싶다. 최근 전통주는 젊은층으로부터 핫한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과거부터 전통주는 취하기 위해 마시기보다는 즐기기 위해 마신다는 의미가 강했기에 지금 주류 트랜드와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말 코로나19로 어렵지만 소규모의 모임을 할 거라면 즐기는 술인 전통주로 홈술 모임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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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연구를 하는 농업연구사/ 경기도농업기술원 근무 / 전통주 연구로 대통령상(15년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 진흥) 및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수상(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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