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시외버스터미널의 시내버스 승강장 모습. 농어촌버스의 감소는 터미널 시간표가 땜질되는 모습을 통해 단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박장식
사실 농어촌 지역의 교통망 통계 수치가 오래전부터 이 정도로 낮았던 건 아니었습니다. 5년 전(2015년), 10년(2010년) 전 농림어업총조사와 비교해보면 점점 열악해지는 농어촌 대중교통의 변화상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걸어서 15분 거리에 마땅한 대중교통 정거장이 없는 농어촌 지역 마을은 879곳이었습니다. 전체 마을 중 2.4% 정도입니다. 물론 2015년에는 '100원 택시'와 같은 대중교통 음영지역을 위한 정책이 가시화되기 이전이었으니, 수치만 놓고 단적으로 '교통 상황이 나빠졌다'고 평가하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이 통계는 어떨까요? 2010년 총조사에 따르면, 하루에 10회 이상 버스가 드나드는 농어촌지역은 전체의 52.6%에 달했습니다. 앞차를 놓쳤을 때, 평균적으로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기다리면 다음 버스를 탈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5년 뒤인 2015년 조사에서 49.1%로 줄어듭니다. 이어 2020년을 기준으로 한 총조사에서는 그런 마을이 44%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1시간에 한 대 꼴이라는, 그나마 안정적인 농어촌버스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었던 마을이 2천 곳 이상 줄어든 것입니다.
이 통계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버스가 하루 10회 이상 오가는 농어촌 마을은 대다수가 읍면의 중심지이거나, 군청소재지, 장이 서는 곳 등 이른바 해당 시군의 거점이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 곳의 버스 통행이 줄었다는 것은 지역들의 교통망에 점점 빈 틈이 생긴다는 말이 됩니다.
읍면의 중심지와 같은 곳에서는 '버스가 한두 번 정도가 줄어든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곳을 거쳐 다른 오지 지역으로 들어가는 버스가 궁극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역 소멸'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 상황이 통계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 것이지요.
2년 전 들이닥친 코로나19 또한 농어촌 지역의 교통 편의성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입니다. 농어촌버스 운영 업체들은 코로나 이후 이동 수요가 줄어들면서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했는데, 정부가 손실을 메울 충분한 보조금을 주지 않은 탓에 운행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