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이 보이는 것이 오서산이다. 홍성군 장곡면 상송리는 오서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이다. 이 마을 인근에 골프장이 건설된다는 것은 심각한 자연훼손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그때문이다.
이재환
충남 홍성군 오서산 자락의 작은 시골 마을이 골프장 건설 문제로 술렁이고 있다. 홍성군(군수 김석환)은 최근 골프장 건설 사업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홍성군 장곡면 상송1리 주민들은 최근 마을 주변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당 골프장 부지는 지난 2011년에도 골프장 사업이 추진됐지만 주민반대와 토지수용 문제로 사업이 시작도 못하고 좌초된 지역이다. 부지에는 홍성군 소유지도 대략 25만 평이 있다. 현재 홍성축협의 생축장(한우 우량종을 키우는 곳)이 들어서 있다. 골프장이 들어설 경우 홍성축협 생축장도 자리를 옮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골프장 건설로 인한 지하수 고갈 문제와 유기농 특구인 홍성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장곡면을 포함한 홍성 전역은 보령댐을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농사는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다. 상송리 주민들은 지하수 관정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골프장 건설로 인한 지하수 고갈문제와 자연환경 훼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8일 기자와 만난 상송1리 주민들은 "이런 좋은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지 고작 골프장 업자에게 내어 줄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마을 70여 가구 중 17 가구가 귀농·귀촌인이다.
주민 A씨는 "홍성군은 겨우 3천 명 정도 되는 홍성군 골프인구를 위해 군 땅을 팔고 자연을 훼손하겠다고 한다. 그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홍성군이 군 땅 25만평(대략)을 팔지 않으면 되는 일이다. 유기농 특구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골프장 건설을 군이 막지 못할망정 나서서 업무협약(MOU)까지 체결했다니 허탈하다"고 주장했다. 홍성군 인구는 2020년 기준 9만 9890명이다.
상송리 주민 B씨는 "골프장에서 지하수를 사용할 경우 주변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 논에 물이 부족해서 농사를 짓지 못할 경우 매년 보상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며 "홍성군은 물부족에 대한 보상 약속과 대책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