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모하메드빈라시드(MBR) 도서관에서 열린 한-UAE 지식문화 교류식에서 모하메드 살람 알마즈루이 MBR 도서관장에게 훈민정음 해례본 복간본(영인본)을 기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중동에서 가장 큰 도서관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도서관(MBR 도서관)에 <훈민정음 해례본> 복간본(영인본)을 기증했다고 한다(왜 필자가 복간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지는 글의 중반부에 설명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훈민정음 학자로서 매우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필자는 이번에 기증된 <훈민정음 해례본> 복간본(영인본)의 학술책임자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정숙 여사는 훈민정음 해례본에 대해 "모든 국민이 글자를 쓰고 읽을 수 있도록 쉽고 과학적으로 만든 한글의 원리가 담겨 있다"라고 설명하고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가 활발히 공유되고, 누구라도 평등하게 환대하는 도서관의 정신을 훈민정음에서 만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김정숙 여사의 말처럼 '누구나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나누게 한' 훈민정음을 해설한 책으로 인류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꾼 책이기도 하다. 단순한 문자 해설서가 아니다. 지금 시각으로 봐도 음성과학, 문자과학, 언어학, 문자철학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된 놀라운 사상서이자 인류의 고전 중의 고전이다. 1997년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여섯 가지 제안
이번 기회에 필자는 <훈민정음 해례본> 복간본(영인본) 학술책임자로서 기증과 선물에 관련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대통령은 해외 순방이나 외국 국빈을 맞이할 때나 한결같이 <훈민정음 해례본>을 선물하길 권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일이며, 인류의 빛나는 유산을 함께 나누는 일이다.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지다.
둘째, 해외 모든 나라의 주요 도서관에 <훈민정음 해례본>을 기증해야 한다.
셋째, 해례본은 한문본이므로 이 가운데 세종대왕이 직접 저술한 '정음편'을 언해한 '언해본'을 함께 기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기증할 때 복간본(영인본, 2015)과 함께 펴낸 영문 번역본을 첨부하고, 궁극적으로는 각 나라말로 번역해 해당 나라의 번역문 역시 함께 기증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정부는 <훈민정음 해례본> 반포를 기리는 한글날에 해례본 관련 국제학술대회를 매해 열어야 한다.
여섯째, 인천공항에 외국인을 위한 <훈민정음 해례본> 특별 전시관을 만들고, 번역문과 함께 전시해 해례본의 가치를 전 세계인들과 함께 나눠야 한다.
요즘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와 한글이 한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류 한글은 <훈민정음 해례본> 정신을 바탕으로 하거나 훈민정음 가치 확산과 더불어 이뤄져야 한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1443)도 기적이었지만, 정인지, 최항, 박팽년, 신숙주, 성삼문, 강희안, 이개, 이선로 등 여덟 명과 함께 펴낸 <훈민정음 해례본>도 기적이었다. 기적은 나눌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영인본보다 복간본이라 불리는 것이 합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