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각로 사이 동성한의원 바로 건너편에 록산이 운영하는 미니어처 공방을 새로이 마련했다. 미니어처 공방은 가죽공방을 하기 훨씬 전부터 꿈꿔온 공간이었다.
박수희
아주 작은 크기로 축소하고 엑기스만을 모아 꾹꾹 눌러 담는 작업은 무척이나 섬세하고 까다롭다. 점토, 천, 나무, 가죽, 레진, 안료 등 사용하는 재료도 다양해서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오랫동안 손으로 만들어 온 작은 신발, 가방, 인형, 가구, 음식, 건물 미니어처 작품들이 공방 안에 빼곡하다.
건물 미니어처 작품들로 꾸민 멋진 간판 앞에서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져 사진을 찍고, 쇼윈도 너머로 공방을 기웃거리다가, 조심스레 문을 열고 문지방을 넘는다. 지금은 전시 작품 위주로 작업하고 있지만, 곧 합리적인 가격의 달리 공방 미니어처 상품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마침 록산이 얻은 가게 옆이자 동성한의원 바로 건너편에 식당으로 안성맞춤인 가게가 나와서 달쉡도 곧바로 합류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공간이 넓어서 고민을 좀 했는데, 청산과 록산이 옆에 있어서 마음을 정했어요. 빚이 좀 더 늘었지만요."
요리사가 되면서 오랫동안 상상해왔던 식당의 모습을 하나씩 구현했다. 벌써 오래전에 점 찍어두었던 가구, 직접 그림을 그려 하나하나 준비한 식기, 요리별로 적합한 도구 등으로 식당의 품격을 높이고, 많은 고민과 연구로 음식 메뉴를 정했다.
밝고 경쾌한 공간에서 단순하면서도 풍미 가득한 샐러드, 파스타, 양갈비, 이베리코스테이크와 직접 만드는 달달한 디저트로 손님을 맞는다. 달쉡은 테이블을 치우면서 깨끗하게 싹 비워진 접시를 볼 때마다 '뭘 쫌 아는 손님들' 덕분에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