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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사망노동자 '근무강도 낮다'더니 실제론 3만 보 걸어

공공운수노조 "쿠팡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및 특별근로감독 진행해야"

등록 2022.02.25 15:35수정 2022.02.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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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23일 서울 송파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 11일 사망한 노아무개씨의 가족도 참여해 쿠팡을 규탄했다. ⓒ 김종훈

   
"쿠팡 동탄센터는 전산과 교육업무를 담당하던 동생에게 택배 하차부터 자키질(팔레트 이동 위한 수동수레), 까대기(분류작업)까지 온갖 힘든 일을 다 시켰다. 현장에선 누가 먼저 쓰러져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모두가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쿠팡 동탄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쓰러진 뒤 이달 11일 사망한 50대 노동자 노아무개씨의 언니 노은숙씨가 25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쿠팡 물류센터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및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며 밝힌 내용이다.

그러면서 노씨는 "동생은 어린아이의 엄마"라면서 "사고 당시 회사의 방치로 엄마가 떠나고 덩그러니 홀로 남은 이 아의 인생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쿠팡 측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고인은 육체적 강도가 매우 낮은 교육업무를 담당하는 주간 근로자로 주 평균 33시간 근무를 해왔다"며 "지난해 12월부터 뇌동맥류로 인한 뇌출혈 치료를 해왔다. 회사는 그동안 고인의 회복을 기원하며 생활비 등 필요한 지원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라고 밝혔다.

지연 신고 의혹에 대해서도 "(2021년 12월 24일) 당시 매니저가 증상을 살핀 후 즉시 119에 신고했지만 코로나19로 인근 병원 2곳에서 진료가 불가해 최종 병원 이송까지 1시간 넘게 소요되었다"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노동당국은 쿠팡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해야"

그러나 유족 측이 언론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숨진 노씨의 핸드폰에는 지난해 9월과 10월 일을 하는 중에 3만 보 이상 걸었다고 기록됐다. 3만 보는 성인 기준 4시간 이상을 쉼 없이 빠르게 걸어야 도달할 수 있는 수다. 고인은 뜨거웠던 지난해 8월에도 근무일 기준 2만 보에서 3만 보 사이를 넘나드는 걸음을 걸으며 일을 했다. 반면 휴무일과 휴가 때는 1000보에서 3000보 수준에 그쳤다. 

보통 1000여 명이 동시에 일하는 쿠팡 동탄센터는 '보안상의 이유'로 개인용 냉방기 휴대를 금지하고 있다. 물류센터 내에 대형 선풍기와 에어 써큘레이터 등이 설치됐지만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창고형 건물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는 게 노동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한편 이날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 모인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전국물류센터지부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경기운동본부는 유족과 마찬가지로 "노동당국은 쿠팡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20년부터 쿠팡 물류센터에서 고용돼 일하다가 숨진 노동자를 포함해 4명"이라면서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권 침해 정책 등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쿠팡은 문제를 덮는데 급급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노씨가 사망하기 한 해 전인 2021년 1월에는 쿠팡 동탄 물류센터에서 야간작업을 하고 퇴근하던 여성노동자가 쓰러져 사망했다. 2020년 5월에는 인천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계약직 노동자도 새벽에 화장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고 같은 해 10월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는 밤샘근무 후 귀가한 20대 청년노동자 장덕준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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