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20 대한민국 무기수출액 상위 13개국. 단위는 백만불. 출처: UN Comtrade
UN Comtrade
UN comtrade 기준 지난 13년간(2008~2020) 한국 무기수출액 수위권에 3위 터키, 4위 사우디아라비아, 5위 UAE, 7위 이라크, 8위 레바논, 13위 이스라엘, 14위 오만 등 중동 국가들이 포진해 있다. 모두 주변국과 크고 작은 분쟁이 있는 나라들이다. 사우디, UAE는 예멘 내전에 참전하는 국가들이고 이라크와 레바논은 말할 나위 없이 주변 정세나 내부 정세가 매우 불안정한 국가다. 터키는 쿠르드, 키프로스, 그리스 등과 상시적 분쟁 중이다.
특히 문제적인 것은 2008, 2012, 2014년, 그리고 지난해 팔레스타인에 침공전쟁을 감행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이다. 상시적 분쟁지역은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등의 법률에 의해 무기수출이 통제돼야 하지만, 방위사업청은 우방국이라는 이유로 2007년 이래
1000건 이상의 전략물자 수출허가를 내줬다.
중동 국가 이외에도 역시 상시적 분쟁 중인 파키스탄과 인도 양쪽에도 상당한 액수의 무기를 팔았다. 동남아시아의 군비경쟁 흐름을 타고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얀마, 말레이시아에 대한 수출액도 순위권이다. 특히 2019년에는 2018년 로힝야 학살을 자행한 미얀마 군부에게 군함을 민간용도로 '
꼼수 수출'하는 걸 허가하기도 했는데, 현재 이 배는 미얀마 해군의 기함으로 쓰이고 있다.
한국의 이런 무기수출 포트폴리오는 유별나다. 심지어 최근 들어 '세계의 악당'으로 간주되고 있는 중국마저도 같은 기간 무기수출 대부분은 북미와 유럽국가로 향하는 것으로 확인된다(UN comtrade database).
한국과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주요 무기수출국이 하나 있는데, 며칠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다. 같은 기간 인도, 알제리, 이집트, 이라크, 이란 등 정세가 불안한 아시아 및 중동 국가들에게 자국 무기를 다수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국가들의 무기산업 육성도 좋게 볼 일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적어도 분쟁지역에 무기를 적극적으로 팔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시장확대가 1순위고, 그외엔 고려 사항이 아니다. 한국 방산은 정부와 긴밀한 협력 하에 신냉전 시대의 무기시장 틈을 예리하게 파고들어, 군비경쟁이 초래한 갈등에 올라타 계속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 돈은 벌고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과연 한국이 판매한 무기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그 소유주들의 평화를 지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