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 ‘야권 단일화’ 관련 방송시간 분석(2/14~3/1)
(※ 시간은 31초부터 1분으로 올림하여 계산했으며,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계산)
민주언론시민연합
동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 이른바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신문은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추진을 노골적으로 압박해왔는데요(
민언련 보고서 <"안 하면 배신, 놓치면 한" 단일화 목매는 언론>). 종편 시사대담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했을 때보다 철회하고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 결렬을 발표했을 때 더 많은 방송시간을 할애하며 '단일화 관심'을 이어갔습니다.
2월 14일부터 3월 1일 사이, 종편4사는 단일화 이슈를 720분 방송했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제안 후 대담시간은 203분(28.2%)이었지만,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철회 후 302분(41.9%)으로 늘어났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 결렬을 발표한 뒤 이틀 동안엔 215분(29.9%) 방송했는데요. 2월 28일~3월 1일 이틀 만의 방송시간이라고 하기엔 상당한 수준입니다.
일일 평균 방송시간을 따져 봐도, 단일화 결렬 후 대담시간(108분)이 안철수 후보 단일화 제안 후 대담시간(41분)보다 2배 넘게 많았습니다.
하태경 의원, 우크라이나 침공 거론하며 안철수 결단 촉구
채널A <뉴스TOP10>(2월 24일)에 출연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예로 들며 안철수 후보에게 단일화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문제는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할 거냐 말 거냐', 최종 결단을 앞두고 머뭇거리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사실은 이 역사적 순간이 한 리더의 판단에 따라서, 뭐, 예를 들어 (러시아 대통령) 푸틴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푸틴도 자기가 안 하겠다고 하면 오늘 우크라이나 전쟁은 안 났던 것이고.
진행자 김종석 : (웃음)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특히 정당은 더 하거든요. 그리고 지금 국민의당은 사실상 안철수 후보 개인 정당이거든요. 안철수 후보의 개인 결단이 절대적이라는 게 현실입니다. 때문에 사실 뭐, 이 단일화 문제는 '안철수 후보의 마음이 어디로 가느냐'(에 달려 있다.).
안철수 후보에게 단일화 결단을 촉구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벌어진 양국 사이 전쟁을 언급한 가벼운 인식 수준도 문제지만, 하태경 의원 발언을 제지하지 않고 웃음으로 동조한 진행자 김종석씨 태도도 문제라고 봅니다.
또한 "국민의당은 사실상 안철수 후보 개인 정당"이라는 하태경 의원 발언도 문제인데요. 3월 3일 야권 단일화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재외국민 투표 종료 이후 후보 사퇴를 제한하는 '안철수법' 제정해 주세요>(3월 3일) 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현재는 '선거기간 국민청원 운영정책'에 따라 관리자 비공개 처리된 상태인데요. 3월 3일 오전 8시 단일화가 이뤄지고 3시간 만인 오전 10시 기준 해당 청원엔 1만여 명이란 적지 않은 인원이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한겨레 <"16시간 걸렸는데 무효표?" 재외국민들 허탈... '안철수법' 청원도>(3월 3일 이주빈 기자)에서는 미국·캐나다·중국·베트남 등지에서 재외국민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5명은 "내가 지지한 후보가 (단일화로) 내 표를 사표로 만들었다"며 "(후보) 사퇴 기한을 재외국민 투표 이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례와 재외국민 투표 참여 후 야권 단일화로 인한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유권자 인터뷰만 보더라도 하태경 의원 발언 문제점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