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상옥
카페도 아니고 책 이름도 아닌,
아침의 문을 활짝 열고
너에게로 달려가고 싶은
-이상옥 디카시 '자전거가 있는 풍경'
'자전거가 있는 풍경'은 참 아름다운 이름이다. 이 이름을 단 책도 출간됐고 유명한 카페도 맛집도 있다.
공선옥, 구효서, 권지예, 김선옥, 김연수, 김진경, 박경철, 박찬석, 방현석, 안재성, 윤호섭, 이상대, 이치범, 정성일, 최용원, 최종규, 탁정언, 하성란 등 18명의 문인과 인사가 함께 한 <자전거가 있는 풍경>이라는 책도 기회가 되면 사서 가볍게 읽고 싶다. 모두가 가난한 시절에 자전거는 편리한 이동수단이었고 신나는 장난감이자 소중한 친구였다는 관점에서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자전거에 관한 추억을 풀어낸 에세이라고 하니 더욱 그렇다.
베트남 빈롱의 구룡대학교에 와서 나도 자전거에 관한 추억으로 오래 남을 일이 생겼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외국인은 호기심의 대상이고 또한 범죄의 표적일 될 수가 있다. 베트남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현지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로 인해 위함에 처할 수도 있다.
구룡대학교의 행정직원인 하이레가 밤에는 걸어다니는 것보다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 안전하다면서 자전거 한 대를 선물로 주었다. 자전거를 탄 기억이 까마득하다.
희미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고향집에서 중학교까지 4킬로 거리라 당시 자전거로 통학했던 것 같다. 그때 자전거를 타고는 언제 자전거를 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50년 만에 처음 자전거를 타본다. 자전거 타는 기술은 한번 익히면 몸의 기억 속에 남아 있어서, 자전거를 타자마자 항상 타왔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